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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다3일] 피곤한 산후도우미 두호리
# 22일 다니엘 셋째날 : 반전드라마
새벽에 추워서 몇번을 깼습니다. 자리도 불편하고, 이틀간 수염도 못 깎을 정도로 준비를 못해와서 그냥 막 자고 있습니다. 대충 쿠션 베고 얇은 담요 덮고 그렇게 자다가 일어나고 했더니 어깨에 약간 담이 결린듯 합니다.
9시가 되니 아이가 오더군요. 새벽에 비몽사몽 아내의 수발을 들다가.. 아이가 오니 정신이 번쩍.... 들었다기 보다는 왠지 아이에 대한 예의를 갖춰야겠다는 생각에 벌떡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아이를 반겼습니다.
볼때마다 새롭군요. 내 아이라서 그렇겠지만(?) 참 예쁩니다. 귀엽습니다. 빛납니다. 사랑스럽습니다.
그런데요.. 말이지요..
지금 오전 11시 38분에 느끼는 심정은.. 뭐랄까... '현실'에 대한 인식이네요. 샤랄랄라 샤방샤방 아름답기만 했던 감정에 약간의 다른 감정이 파고들고 있습니다.
반전이네요.. "아. 전쟁이 시작된 것인가?".. 라는 느낌..
저는 지금 직장으로부터 몇 통의 전화를 받았고, 신생아실에 두차례 다녀왔으며, 아이의 모유수유를 위해 몇번의 심부름을 했고, 그 와중에 글을 쓰고 있습니다.

아이는 젖을 먹다가도 떼면 울고, 자다가도 젖을 물고 싶어하고. 큰 소리는 아니지만 무언가 답답하게 '응애응애'라는 언어로 불만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본격적인 '뭔가'가 시작된것 같습니다. 아직 뭔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아이를 먼저 낳아 본 선배들의 경험이나 조언에 의하면 '뱃속에 있을때가 제일 좋다'라는 논리를 뒷받침 할 증거들이 조금씩 수집되고 있는듯한 느낌입니다.
무엇보다 9시 이후로 한번도 침대에 누워 보지 못한 아내를 보니 안타깝기 그지 없습니다. 지금 거의 4시간이 다 되어가는데 아이는 자다가 먹다가, 자다가 먹다가 하고 있습니다. 가끔 싸구요.
글을 쓰다가, 좀 쉬다가 보니 5시간이 흘렀네요. 저는 아내의 뒷바라지를 하지 않을때마다 간간히 인터넷을 하고 있습니다. 완전 집중을 하지 못해서 깊이있는 일은 하지 못합니다만 이렇게 '리포터'가 되어 소식을 남기는 정도는 하고 있지요.
아이는 4시에 다시 병실에 와서 수유를 했습니다. 그리고 한 2시간 먹더니 자고, 또 울며 일어나서 지금(8시) 또 수유중입니다.
한 2시간은 제가 직접 재워봤는데, 몸을 바운스 시키면서 좌우로 흔들흔들하니 잘 자더군요. 엄마들이 왜 아이를 흔들며 재우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자고 있는 아이는 참으로 예뻤습니다.

오늘 하루 종일 입안에 맴도는 음악은 이적의 '다행이다'라는 노래 중에서도 "지친 하루살이와 고된 살아남기가 행여 무의미한 일이 아니라는게.." 라는 부분이군요. 우리 3가족.. 서로 '되지 않는 위로'라도 해 줄 수 있는 사이가 되겠죠?
PS. 오늘 난청선별검사와 선천성 광범위 대사이상 선별검사를 신청했는데요. 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요즘은 다 검사 받는 추세라네요. 해야지요. 돈이 나가지만,, 왜 분유값 없어서 분유통 훔치다 걸린 사람들이 나오는지 '약간' 이해할듯 합니다.
난청선별검사를 병원에서 하면 5만 7천900원이나 되는데. 우리구(은평)에서 무료로 해주고 있다는군요 http://www.eunpyeong.seoul.kr/cms.asp?c ··· %3D19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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