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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다20일] 아빠가 어떻게 해주면 되겠니?
| 02_육아일기 - 2008/09/09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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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다20일] 아빠가 어떻게 해주면 되겠니?
'UFO를 본 후 언어를 재 발견하신 두호리'라는 글을 쓴 후에 답글에 '최군'님께서 미르치아 엘리아데 - '이미지와 상징' 이라는 책을 소개해 주셨는데, 아직 책은 못 읽어 봤습니다만, 서평을 봤더니 '얼추' 제가 생각하는 내용을 '유식하고 진지하게' 풀어 놓은듯 하더군요.
와우. 저 혼자 4차원에 살고 있는것이 아니라는 생각에 안도감을 느낍니다. 심지어 '유식'하게 논하다니.. 그럼 제가 UFO 본게 맞는거죠??
제가 우리 아이인 '李루다'의 이야기를 매일 잘 써보겠다고 글을 적은지 3일만에 안써버리는 정말 모범적인 '작심삼일'의 자세를 보여드렸는데, 참으로 제 자신이 "역시 난 이정도 밖에 안되는구나"라는 자괴감에 빠져 글을 안 쓴것은.... 아니고.. 좀 바빴어요.. ^_^
일단은 우리아이 얼굴 한번 보여드리고. ↓아이가 난지 5일째 되던날 핸드폰으로 찍은 사진입니다.

아이는 잘 크냐구요? 네 잘 크고 있습니다. 오늘로서 태어난지 20일이 되는날인데요. 2.85kg으로 태어난 아이는 지금 무럭무럭 자라서 3.5kg이 되었습니다. 지금 루다는 엄마와 함께 외가집인 대구에 가있습니다. 1달정도 있을 예정입니다. "엄마 젖 좀 더 먹고와라 꼬마야"라며 대구로 보내버렸죠.
사실 서울에 있을때 아이와 자주 접하지 못했습니다. 출산휴가를 받은 3일간은 매일 얼굴을 마주했는데, 퇴원하고 나니 갑자기 왜 그렇게 일이 많은지요. 거의 매일 늦게 들어갔습니다. 자꾸 스킨십을 해야 했는데, 이런 저런 이유로 그렇게 하지 못해 너무 미안합니다. 간난애기에게 아빠가 해줄수 있는 일은 많지 않더군요. 아이가 우는 이유는 '배고프기' 때문이고, 아이가 또 우는 이유는 '배고프기' 때문입니다.
가끔은 똥을 싸서, 가끔은 쉬를 해서 울기도 했지만, 주로 그녀가 우는 이유는 배가 고프기 때문이었습니다. 모유를 먹는 루다에게 제가 해 줄수 있는것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처음 경험하는 수유로 지쳐있는 아내를 위해 해줄수 있는것이라곤 "괜찮아? 조금만 참으면 괜찮데..." "너무 힘들면 분유 먹여"라는 위로 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무슨 위로가 되겠습니까.
어떻게 낳은 아이인데, 힘들어도 모유를 수유하고픈것이 엄마의 마음일 것입니다. 사실 아빠의 마음도 같습니다. 하지만 저에게 '乳'가 안나오는걸 어떡합니까. 그래서 '되지않는 위로라도' 할 수 밖에 없는것이죠.
몇일전 정말 힘든(?) 경험을 했습니다. 처가집에서 잠을 자는데 새벽에 잠을 5번이나 깼습니다. 왜겠습니까? 바로 '루다' 때문이죠. 밤낮이 바뀐것입니다. 낮에는 자고 밤에는 깨어있고, 그러니 엄마가 얼마나 힘들겠습니까? 보통 신생아들은 '위(胃)'가 너무 작아서 2시간에 한번씩 깬다고는 하지만, 그날 밤은 거의 1시간에 한번은 깬듯합니다. 마침 당일날 제가 피곤해서 그런지 편두통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잠을 참 힘들게 청했는데, 인기척에 깨보면 아내가 울면서 아이에게 모유를 먹이고 있더군요.
그때마다 얼마나 안타깝겠습니까. 게다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고 잠에 취해 헤롱헤롱대는 저 자신의 모습이란.. 또 "괜찮아?" "괜찮아?"를 남발하고 있습니다.
그날따라 아이는 얼마나 눈을 초롱초롱 말똥말똥 뜨고 있는지, 루다가 태어난지 보름간 한번도 보지 못했던 얼굴이었습니다. '누가 이기나 해보자'는 느낌의 표정이랄까요.
평소에 젖을 먹고나면 마치 수면제를 먹은듯이 자던아이가 오밤중에 뭐가 그리 볼게 많아서 눈을 초롱초롱 빛내고 있는것일까요? 그러면서 눈도 안마주치고 형광등을 쳐다보고 있다니. 하지만, 아이가 무슨 잘못이겠습니까? 전문가들이 쓴 아이들의 '심리'와 관련된 책에서는 오히려 '두려움'에 떨고 있을 아이의 심정을 이해하라고 합니다.
무슨말이냐면, 자신이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안락한 엄마의 뱃속에서 시끄럽고 밝고 많은 물리적 자극이 가해지는 '세상'에 나왔으니 얼마나 무섭고 두렵고 힘들겠느냐는 것입니다. 아이의 마음을 다 알수 없지만, 어른의 마음으로도 충분히 공감이 가는 내용입니다. 그래서 너무 미안했습니다.
이제 떨어진지 사흘이 지났는데, 많이 보고싶습니다. 잠에서 깨어날때 오만상(五萬相)을 짓던 모습이나 힘겹게 기지개를 피던 모습, 젖을 먹고 나서 트림하려고 힘겨운 몸짓을 하던 모습, 웃긴것이 없는데도 가끔 웃음을 지을때의 모습은 정말 아기를 낳길 잘했구나하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저는 서울로 돌아와 아이의 사진을 뽑았습니다. 사무실 책상에 놔두려구요. 사실 아직 낯선 '아이' 인데 빨리 얼굴이 익숙해져야죠.
오늘 아내와 통화했더니 얼굴에 살이 쪄서 이제 머리둘레보다 볼살이 더 커졌다는군요. ㅋㅋ 고놈. 다음주는 '추석'이니까 만날수 있습니다. 그새 얼마나 더 커있을지 기대됩니다. 보름만에 600g이 자랐으니. 이제 다음주면 300g 정도 더 자라서 약 4Kg에 육박하겠군요. 엄마 아빠가 'Small'사이즈라 부디 아이가 쭉쭉쭉쭉 자라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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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호리
2008/09/09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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