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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1/06 00:54 2008/11/06 00:54
* 루다와 아내에게 보내는 편지 | 02_육아일기 - 2008/11/06 00:54



그녀와 아기에게

안녕.
후훗. 인터넷으로 이렇게 글을 전하려니 왠지 서먹하네
요즘 말을 많이 못한거 같아.

둘이 이런저런 수다 나누고 떠들고
미래를 상상하고
여행계획 세우고
그랬던 시절들이 지나고
이제는 한 아이의 엄마 아빠가 되어
우리 모든 생활이 바뀌었구나.

가장 먼저 바뀐것은
니가 잠드는 시간
그리고
니가 일어나는 시간

예전에는 내옷을 다리겠다고
아침 일찍 일어나 분주하게 움직였지.
그런 모습 보며 너무 뿌듯하고 감동적이었어
내 아내구나..
나 결혼한거구나..
실감이 났지.


요즘은?
우렁각시가 있는거 같아.
아침에 깨어보면
내 색시는 분명 내 옆에 곤하게 잠들어 있는데
잘 다려진 와이셔츠와
테이블 위에 올려둔 속옷과 양말

너무 피곤할텐데
아마 아이가 깨서 함께 일어났겠지
수유를 하고 잠을 재우고
그제서야 기지개도 좀 펴고
주변 정리도 하고
내 옷가지들을 챙겨뒀겠지

늘 무심코 마셨던
茶도, 건강식품도
다 그때 날 생각하며 마련한거겠지

아이의 엄마로
또 나태해지지 않은 아내로
너 자신에게 당당해지려는
니 모습이 너무 고맙다.

그리고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피곤하다"
저녁에 들어오자마자 "피곤하다"
라고 투덜 대는 아이 같은 남편에게
"빨리자" "빨리 일어나"라고
야단치는 너의 모습도
사실 고맙단다.

모든것을 아이에게 뺏긴거 같았는데
사실 이렇게 되짚어보면
넌 니가 해야 할 역할을 모두 소화하고 있어
어쩌면, 저런건 남편이 좀 해줘야 하는데라고 생각하는것 까지
힘든 내색 없이 모두 챙겨주는 너를 보며
'나란 사람은 참으로 이기적이구나'라고 생각해

하루에 30분 안아주는것도 팔이 아픈데
하루종일 아이를 안고 있을 널 생각하니
'역시 엄마는 이렇게 강해지는 거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손목도, 다리도, 허리도..
피곤하고 짜증날만도 한데
언제나 아이에게 밝게 대하는 너는
이제 영락없는 '엄마'구나.

루다는 좋은 엄마를 얻어서
너무 좋겠다.
아빠도 좋은 친구가 되어야 하는데
하루에 널 볼 수 있는 시간은 별로 되지 않네.
미안해. 아기야.

하지만,
아빠는 루다를 너무 사랑한단다.
너의 얼굴에 들어있는 '이두호와 김선정'을 볼때는
정말 너무 신기해.

아직도 기억한다.
1993년 가을.
단발머리에 까만 눈동자를 가진 너희 엄마
2006년 여름.
가장 뜨거웠던 월드컵 경기장에서
가장 뜨거운 심장을 가진 아빠와 엄마가
13년만의 재회를 했단다.

그리고  만난지 딱 2년만에 니가 태어났구나.
그래서 우리가 너의 이름을 '이루다'로 지었지.

너의 이름에는 아주 중요한 메시지가 담겨져 있단다.
엄마와 아빠의 사랑의 결실이란 뜻이고
사랑을 상징하는 보석 루비의 '루'  
영원함을 상징하는 다이아몬드의 '다'자를 따서 '루다'지

너를 통해 우리의 사랑이 영원해 질거라고 생각해.
너를 보면서 우리의 만남을 기억할거고
너를 보면서 우리의 사랑을 다짐할거고
그래서 엄마와 아빠는 너를 많이 사랑할거야.
그러니 너는 루비와 다이아몬드처럼 예쁜 보석같이 자라주길 바래.

루다야.
아직은 니가 앉을수도 설수도 걸을수도 없기에
차라리 뱃속에 있는게 더 낫겠다는 생각을 할지도 모르겠다만.
니가 말을 하고, 걷고 뛸 수 있을때쯤
아빠가 너무 즐겁고 유쾌한 경험을 하도록 해줄게.

엄마와 아빠가
약속했던 세계여행 가방에 너의 짐도 넣어주마.

루다야.
너는 엄마와 아빠를 만난것을
매우 행운으로 생각하고
앞으로 매우 충성하고 효도하고
말 잘듣고, 건강하게 자라나주길 바란다.

좋은 꿈 꾸고.
사랑한다. 아기.
그리고 사랑한다 아내야.


2008년 11월 6일
결혼 600일을 맞이해 아빠 두호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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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차 2008/11/07 14:06 -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대부분..마지막날에 글을 남기셨군요..두호리님두..아기가 자라서 글을 보면..아빠의 사랑을 알게되겠죠


철이영이 2008/11/07 20:03 -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루다와 아내에게 보내는 편지라고 하면서 왜 사진은 '루다와 두호리' 입니까용???ㅎㅎㅎ
루다에 그렇게 심오한 뜻이....@.@
아직 결혼한지 이제 갓 130여일 밖에 안된 철이로서는
무려 600일이나 된 두호리에게 많이 배우리다.ㅎㅎㅎㅎㅎ
우리 여름이도 어서 영차영차 자라나서 내년 봄에 엄마 아빠 보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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