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에게서 나를 보다.
몇일전에 거의 1년 만에 만난 아끼는 동생으로부터 "형.. 지금 하고 있는 일이 형에게 안 맞는거 같아요" 라는 소릴 들었다.
내가 나의 일에 대해 늘어놓지도 않았는데 말이다. 그냥, 오랜만에 그 친구를 봤고, 웃으면서 안부를 나눴다. 그는 '어떻게 지내요'라는 말을 묻기도 전에 걱정스런 눈빛으로 그렇게 이야기 했다.
그때 내 모습이 딱, 위의 오바마 사진과 같은 모습이었다. 원래 있지도 않았던 쌍커풀이.. 1달동안 없어지지 않고 눈은 반쯤 감긴채, 다크서클은 이미 온 얼굴에 번져있었다. 입술은 뭔가 위에 무거운 것이라도 올려둔 듯 아래로 쳐져있었고, 눈은 충혈되어 있었다. 얼굴은 어두웠고 거칠게 변해 있었다.
얼마전에 이발을 하러 미용실에 갔더니 선생님은 진지하게 '댕기머리 쓰세요'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머리밑이 울긋불긋 하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요즘들어 왁스를 바르지 않는다.
뭔가 몸상태가 정상이 아니라는 판단에 거의 1달간 술을 입에도 안대거나, 예의상 1~2잔 정도 마셨다.
불안했다. 우루사, 비타민, 오메가3, 麻茶, 홍삼액, 아로마테라피, 미용팩... 닥치는대로 몸에 좋다는것을 몸에 들이부었다. 하지만, 기미가 보이질 않았다.
자양강장제 보다, '휴식'이 필요했는데, 저 깊은 곳에서 부터 터져나오는 '웃음'이 필요했는데, 내 삶은 하루하루 던져진 과제를 처리하느라, 피폐(疲斃)해지고 있었다.
내가 가장 우려했던것은 얼굴의 변화였다. 웃음이 없어지는것, 말이 없어지는것. 진정한 '아저씨'의 모습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누가봐도 '내가 알던 두호리'의 모습이 아니었다.
* * *
업무에 집착하고 있는 내 모습을 보았다. 눈을 감고 찬찬히 돌아봤더니, 지나치게 깐깐하게 굴었던 내모습이 지나갔다. 내 역할에 너무 몰입되어 있었다고나 할까. 만약에 그렇게 하지 않았더라도,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내 인생의 '제1원칙'과 너무 다른 길을 걷고 있는 나를 보았다. 결혼하기 전에 부인에게 이런말을 했었다. "내 일이 우리 가정의 행복을 방해하면, 바로 그만두겠다"라고, 그런데, 아이러니 하게도, 우리 가정의 행복을 위해 고통의 시간들이 수반되어야 한다는것이다.
즉, 내가 일을 그만두었을때, 가정의 화목과 행복을 보장할수 있느냐 하는것은 또 다른 문제였다.
다시 생각해 봤을때, 나의 해법은 '일'의 중단이 아니라. '일하는 방식의 변화' 내지는, '가정의 행복에 대한 재정의'였다고나 할까.
그래서, 최근 몇일간, 내모습을 정리해봤다. 그리고, 마인드 콘트롤 하기로 했다. 웃고, 또 웃고, 또 웃자. 쉬고, 또 쉬고, 또 쉬자. 자고, 또 자고, 또 자자. 걷고, 또 걷고, 또 걷자.
이것이 내 해법이다. 애초에 '쉬운 일'이란게 없다. 세계적인 위기상황에서 일을 그만두니 마니 하는것도 참 호사스런 생각이다. 웃기고 자빠진 생각이다.
지금까지 잘 걸어 왔지 않는가. 결혼한지 2주년이 되었고, 아이가 태어난지 200일이 되었고, 우리 가정에 현재 심각한 위기를 주는 요소들이 없고,
오바마씨. 힘들거 같다. 그의 위상이나 업무의 중요성을 따졌을때, 나의 '그것'과는 비견 할 수도 없지만, 지금 그의 달라진 얼굴과 내 얼굴이 너무 비슷하다라고 생각해서, 끄적여봤다. 오바마씨. 힘내세요. 거칠어진 당신의 얼굴이 남같지 않구료.
다행히, 어제 개콘도 덜보고 일찍 자서 그런지 나 오늘 얼굴이 조금 회복된듯 하오. 눈도 한 80%정도 떠졌고, 컨디션도 나름 상쾌하오. 세계경제 살린다고 고생많겠지만, 건강도 꼭 챙기시길. 남 말할 처지는 아니오나, 저는 매우 노력하고 있슴돠. ★ since1998 ⓒ dooholee.com_두호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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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호리
2009/03/09 07:34
2009/03/09 07: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