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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나절 사나이의 웃는 풍경

오늘 출근길에 버스 안에서 무심코 창밖을 바라보다 열심히 오르막을 걸어 오르는 40대 중반의 사나이를 보았다.
처음에 보이던 그의 모습은 뒷모습이라 아무런 감흥없는 익숙한 풍경에 불과 했는데
버스가 그의 발걸음을 앞질러 가자 그의 옆모습이 보였다.
그는 뭐가 그리도 좋은지 이를 다 드러내놓고 함박웃음을 지으며 걷고 있었다.
그것도 주변에는 문닫은 점포들과 지나는 차들만 있었을뿐 그의 앞길에 그를 그렇게나 웃겨줄만한 재미꺼리가 없었다.
매우 이른 시간이라 그의 반경 100m 안에 다른 사람이 있지도 않았고, 버스가 매연을 풍기며 지나는 삭막한 거리의 아침에 그는 '참 어울리지 않게' 웃고 있었다.
그의 얼굴은 마치 손가방에 적어도 100억 정도 들어있는 로또 당첨자의 얼굴처럼 보였다.
한편으론 '약간' 정신줄을 놓은 사람 같아보이기도 했지만, 어쨌든 그는 정말 행복해 보였다.
버스가 그의 발걸음보다 앞서 달리자 나도 모르게 얼굴을 돌려 그의 표정을 바라보았다.
곧 버스가 그를 한참 앞서고 나의 시야에서 그가 멀어졌지만, 그의 함박웃음의 잔상이 머리에서 떠나질 않았다.
너무 행복해 보였다. 부러웠다. 어떻게하면 아침부터 저렇게 '신나는' 미소를 지을수 있을까. 눈꺼풀이 힘겹게 눈위에 얹혀진 나의 모습과는 너무나 대조적이었다.
사실 그 사람이 좀 정신이 나간 사람일것이라 생각했다. 요즘같은 시절에 일반인이라면, 추운 아침 날씨에 그렇게 허연 이를 다 드러내놓고 출근길을 맞이하기가 힘들었으리라..
나를 위로하려고 자기방어적으로 나온 생각일런지 모르겠지만, 아직도 그의 웃음이 나의 뇌리에서 떠나지 않는 까닭은 역시, 그가 부러웠던 것이리라.
죽어있던 나의 '변연계'가 나를 설득하고 있었다. "야! 너도 한번 웃어봐" 좀 미친놈 취급 당하면 어때? 아무상관 없잖아.
맞다. 아침 댓나절 부터 실실 웃으면서 다닌다고 뭐라 할 사람은 없다. 단지, 속으로 '미친거 아니야?'라고 생각할수는 있겠지만, 뭐 상관없는 일이 아닌가.
‘소문만복래’(笑門萬福來)
웃으면 복이 온다는데.. 뭐가 그리 우울한지 이노무 입꼬리는 저기 발끝까지 내려가서 하루종일 온 몸을 무겁게 한다.
살짝 미치면 즐겁다는데. 미쳐나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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