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지걸다가 맞아죽는수가 있다?
상대방은 게임속의 무명 캐릭터일뿐?
오늘 '노트북'이라는 영화를 보러갔다. 오늘 이야기는 영화 '노트북'이 센트리노 모바일 기술을 탑재한 그런 '노트북'이 아니더라라는식의 웃기는 짬뽕류의 영화 프리뷰는 아니다.
내 옆에 앉은 관람객에 대한 이야기다. 오늘 극장 옆자리 관객은 그야말로 '테러블'이었다. 50대정도로 보이는 부부가 들어와 우리의 옆자리에 앉았다.(상암 CGV에는 비교적 어른들이 많이 온다) 극장에 조명이 암전되자 그들은 '일반적인 크기의 소리'로 소곤대기(?) 시작했다.
1분이 지나자 '퍽'하며 캔뚜껑을 따는 소리가 들렸다. 그런 행동에 몇몇 주변 사람들이 수근거렸다. 하지만 누구도 그들을 노골적으로 쳐다보거나 '들리도록' 뭔가를 이야기 하는 사람은 없었다. 물론 나역시..
그들은 영화가 시작되고 나서도 소곤거렸고, 연거푸 음료를 마셔댔다. 옆으로 힐끔힐끔 보았지만 참 못마땅한 장면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여자친구가 고개를 확 돌리면서 내쪽으로 붙었다. 그 아저씨가 트림을 했는데 맥주냄새가 너무 심하게 풍긴다는것이다. 그리고 그 냄새를 그대로 맡았다는거다 ㅠ_ㅠ
콜라 쯤으로 생각했던 캔이 음료가 아니라 '맥주'였던것이다. 그들이 어떻게 그 맥주를 반입했는지를 떠나 어떻게 트림을 해대며 아무렇지도 않을것이라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아무도 꿈쩍하지 않았다. 영화가 끝날때까지 그들은 주변인들의 시선을 끌었다.
영화가 끝나고 불이 켜지자 그들자리는 엉망이었다. 팝콘이 쏟아져 쓰레기 장이 되어있었고, 맥주캔은 2개나 발견되었다.
그리고 몇일전 신문기사가 떠올랐다.
극장에서 ‘쉬잇’ 했다가 폭행당해 중상
영화 관람시 가장 큰 스트레스 중의 하나는 주위 관객의 지나친 ‘소음’. 이런 극장 소음 때문에 벌어진 사건이 언론의 화제에 올랐다. 2일 AP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극장에서 주의를 준 앞좌석의 관객을 폭행, 중상을 입힌 남자가 6개월 징역형과 거액의 손해배상 판결을 받았다.
미국 미시간주 앤아버에 사는 51세의 제이민 아이젠바흐씨는 지난 3월 영화 관람 중 뒷좌석에 앉은 남자에게 조용히 해달라는 제스처를 취했다가 갈비뼈가 부러지고 폐가 파열되는 중상을 입고 말았다. 그가 취한 행동은 손가락을 입술에 갖다대며 ‘쉬잇’한 것 뿐.
아이젠바흐씨를 폭행한 남자는 39세의 폴 앨러드. 그는 당시 영화 시간에 늦어 지정 좌석을 찾는데 애를 먹었고, 이 과정에서 사건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조용히 해달라는 앞자리의 관객에게 화가 난 그는 영화 내내 앞좌석의 등받이를 발로 차는 등 괴팍한 행동을 취했고, 영화가 끝나자 가슴을 발로 차는 등의 폭행을 가했다고.
지난 목요일 법원은 앨러드씨에게 징역 6개월과 13,000달러(약 1,400만원)의 배상금을 지급할 것을 판결했다.
ⓒ 팝뉴스 이정화 기자
신문기사에서 주의를 준사람이 한 행동이라곤 손가락을 입에 갖다대며 '쉿'한것 뿐이다. 그러나 그는 그 대가로 갈비뼈가 부러지고 폐가 파손이 된것이다.
어찌 이런일이, 그런데 이런일이 신문에 올라도 그리 별나게 떠들어댈만한 일이 아니라는거다.
벌써 수년전에 전화 너무 오래건다는 이유로 살인사건도 일어난 우리나라이지 않는가.. 해외토픽이 될수도 없는 류의 사건인것 같다.
아무리 생각해도 극장에서 조용하는게 맞고, 자신이 못알아차리고 있어 누군가 지적하면 미안해해야 맞는것인데, 어찌 그것이 갈비뼈를 부숴버릴만큼 화를 불러일으킬수 있단 말인가..
여자 친구가 이런이야길 했다.
"그냥 지적안하고 아무일 없을래요."
정답이다. 나도 그 말에 2000% 공감이다. 이제는 겨우 싸우고 누가 맞고 틀림을 주장하는 그런 시대가 아니다.
그냥 감정에 따라 상대방은 어느 게임에 등장하는 이름도 모르는 흔한 힘없는 무명 캐릭터로 인식될 뿐인가 보다. 총을 쏘거나 발로차도 아무런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그런 존재말이다. 폭탄을 던져 터지면 주변의 수명을 포함해 앞으로만 총쏠줄 아는 사람들이 그냥 스르르 없어지는 'IKARI'류의 무명 캐릭터 말이다!
극장에 가면 뒤에서 발로 툭툭차는 사람, 소곤대는 사람, 지나치게 음식을 먹어대는 사람, 자리를 너무 많이 차지하는 사람 중요한 순간에 일어나는 사람, 방귀를 끼는 사람 등등.. 정말 지적하고 싶을때가 많다.. 그리고 그런것을 정당하게 지적하고 당당히 내가 받을 권리를 지키고 싶기도 하다.
그런데..
옳은것을 지적하고도 생명의 위협을 느껴야 하는 세상.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적하는것은 정의이며 용기인가? 이를 지적하는 사람은 용감한 사람인가? 어리석은 사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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