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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까이꺼 인생 대충 살면되는거지?
| 03_영화/수필/칼럼 - 2005/02/13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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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까이꺼 인생 대충 살면되는거지?
무엇이 나에게 열정을 던져줄것인가
요즘 KBS 개콘에 나오는 장동민이라는 개그맨의 "그까이꺼(그까짓것)"라는 유행어를 자주 입에 붙이며 사용하곤 한다. "그까이꺼 대충~~~" 으로 시작하는 그 유행어는 웬지 사용하면 사용할수록 재미있다.
예를 들자면, 저녁식사시간에 "이 찌게 굉장히 맛있어요. 어떻게 만든거죠"라고 묻는다. 그 유행어를 빌자면 "이까이꺼 대충 김치쪼가리 썰어넣고 소금간 해서 휘휘젓다가 내놓면 되지 머 이까이꺼~".. 뭐 이런식이다. 이 유행어의 매력은 어떤 상황이든 사용할수 있다는거다. 설날에 후배 한명이 "설날 그까이꺼 떡국이나 대충 한그릇 먹고 지내뿌이소"하고 문자를 보낸것을 보고 많이 웃었었다.
여튼 그 "그까이꺼~ 대충" 이란 말이 어찌나 재미있던지, 최근 나는 어떤말이든 줄곧 "그까이꺼!"하며 말을 시작하곤 한다. 그리고 나도 몰래 "그까짓것 이별이야 보내면 그만인것을~"하며 송대관의 노래를 흥얼거리기도 했다.
어느날 이 유행어를 사용하다가 여자친구에게 지적을 받았다. 그녀는 "그래! 그래! 대충대충~ 인생 대충 살아요"고 냉소하듯 이야기 했다. 그말을 듣고, 아닌게 아니라 내가 요즘 너무 대충 살아가는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열정을 잃어버리다.
최근 몇달간 나에겐 고민이 없었다. 정말이지, 친구들을 만나면 "넌 요즘 고민이 뭐니? 난 고민이 없어고민이야."하며 배부른 소릴 하기도 했다. 그 증상은 아직도 여전하다. 무엇을 고민해야 할지 몰라, 무엇을 고민할지를 고민하고 있다.
그도 그런것이 그렇게 싸우던 여자친구와의 관계도 평온하고, 직장에 스트레스주는 상사도 없거니와 집안에 아픈사람도 없고 내가 이루지 못할 과제나 어려움이 없는것이었다. 뭐든지 다 흘러가는것 같고, 가끔은 너무 행복하다는 생각까지 들정도로 주변에 '별일'없이 흘러가는것이었다.
이런 증상이 계속되자 내 마음속에 나에게 뭔가 이상한 일이 일어나고 있는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그래서 나는 내 자신을 깊이 바라보았다. 나는 왜 고민이 없을까.. 그렇게 고민하기 1주일. 나는 이 고민이 어디로부터 왔는지 확인 할수 있었다.
그 해답은 바로 "열정"이었다. 나는 "열정"을 잃어버린것이었다.
나에게 열정이 있었다면, 세상이 평안해보이지 않았을것이다. 예전에는 기도해야 할 꺼리가 한두가지가 아니었고, 뉴스를 볼때면 비판하고 싶은 일둘도 한두가지가 아니었다. 그랬던 나인데,그런것에 무관심 해진것이다. 아예 골치아픈 꺼리와는 거리를 두려고 했던것이다. 게다가 '고민'이 생길만한 일들을 가급적 만들지 않기위해 무엇도 하려들지 않았던것이다.
최근 1달동안 나는 글쓰기가 힘들었다. 무엇을 이야기 해야 할지 모르겠는거다. 가령, 최근 일어났던 정치이슈나 사회적 이슈에 대해서 가타부타 말할만도 한데, 그것에 대한 판단이 있기에 앞서서 나는 그 모든것을 "그럴수 있지, 사정이있지"하고 다 인정해버리는것이다. 아니 좋게 말해 인정하는거지, 별관심을 두지 않았던거다. 무관심한것이다. 만약 어떤 쇼킹한 정보가 내게 들어왔다하더라도 "나에게 들어온 정보니 다른 경로를 통해서 다른사람들도 다 들을수 있지"라고 생각하니, 굳이 '내가' 포스팅을 하도록 동기부여하지 못하는것이다. 어떤것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것이다. 그야말로 그까이꺼 대충 생각하는거다.
이것은 매우 심각한 증상이다. 어떤 자극도 나를 어떻게 움직이지 못하는것이다. 마치 세상의 어떤 메카니즘도 다 이해해버린 사람처럼, 교만하고 게으르게 행동하는것이다. 이런 사고방식은 마치 자신이 '평안'하다고 착각하게 만들곤 한다.
이런식의 평안은 행복한 평안이 아니라 정신없는 사회를 '의지적으로 도피'하여 얻어낸 '망각속의 평안'이요. 착각속에 평안이다. 나는 평안하다고 착각하고 있는것이다.
세상에 내가 고민하야 할일이 얼마나 많은가. 하지만 나는 그것들을 외면한것이다. 그냥 현실에 안주하고, 그대로 만족하려드는것이다. 더 나아질것에 대해 마냥 낙관하거나, 더 나아지기 위해 수고해야 하는 노력과 고민으로부터 도주하는것이다.
이것은 확실히 교만이고 게으름이다.
삶에 是非가 있어야 한다.
최근에 본 드라마에서 "사람은 왜 결혼하는가"하는 물음에 "세상에 내가 이렇게 살았노라고 인정해줄 최소한의 1인이 필요해서"라는 대답을 하는 주인공을 보았다. 자신의 무언가를 남기고 싶다는것은 인간의 자연스러운 욕구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끊임없이 고민한다. "(그냥 대충 살지 않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산다는것은 주변의 유기체들과 유의미한 communication을 하는것이다. 그 관계에서 나오는 산물들이 바로 삶의 흔적이다. 그것을 두고 사람들은 '인생'이라고 한다. 다시 말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하는 고민은 "어떻게 세상의 것들과 어떻게 대화할것인가"하는 물음과도 같다.
이 고민은 살아가는 동안 끊임없는 "동기"를 부여해준다. 이 "동기"는 삶의 활력이요. 발전소와도 같은것이다. 발전소에 모든 동력이 끊기면 공장은 멈춰야 한다. 하지만 다행이도 우리 삶에는 많은 '동기'가 부여되는데, 그것은 마치 한 공장에 여러가지 발전기가 돌아는것과 같다. 그 발전기를 돌리는 힘을 바로 "열정(熱情)"이라고 부른다. 우리는 시시때때로 다양한 열정을 가진다.
열정은 하나의 발전기를 돌리는 힘이자 공장이 동력을 잃지 않도록 만들어주는 최소한의 이유다.열정을 잃는다는것은 발전기를 멈춰버리는것과도 같다. 우리는 이것을 매우 경계해야만 한다.
삶이 행복하다고 생각할때 우리는 열정을 잃지 않았는지에 대해서 의심해봐야 한다. 평안이 아니라 '무기력'이 아닌지, 안정이 아니라 '낙관'이 아닌지 잘 살펴보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삶에서 언제나 '시비(是非)'가 있어야만 한다. 현상을 판단치 않으려드는것은 현상과 관계를 맺지 않겠다는 뜻이다. 시비를 통해서 어떤 득실도 갖지 않겠다는것이다. 그것은 자신의 삶에 비겁한 행위다. 그것은 두려움 때문에 진일보(進一步)도 하지 못하는 겁쟁이의 행위다.
그것을 이길 힘은 역시 자신에게서만 나올수 있다. 그 해답은 바로 현상들에 '애정'을 가지는것이다. 그것이 바로 무기력과 안주에서 벗어나올수 있는 힘이될것이다.
더욱이 우리 젊은이들에게는 이런 '애정'이 절실하다. 최근 우리들은 '나라'에 애정을 갖지 않고, 나라를 이끄는 '지도자'들을 무시하며, 나라의 동력인 '경제'에 무관심하고, 미래를 보여줄 '역사'에 무관심하다. 또한 정체의 본류인 '가족'에 무관심하고, 삶의 터전인 '문화'에 무관심하다. '교육'에 무관심하고 '환경'에 무관심하며 '정의'에 무관심하다.
누가 애정을 가지고 있는가! 그 누구도 애정을 가지려하지 않는다. 더이상 개척하려 하지 않는다. 그 사이 '애정'이 아닌 개인의 성공과 돈을 위해 발버둥치는 '이기주의자'들에 의해 모든것이 2류로 변질되고 있다.
안타까워 해야 한다. 나는 안타깝다. 무엇이 나와 우리에게 열정을 던져줄것인가. 인생 대충 살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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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호리
2005/02/13 21:48
2005/02/13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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