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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이야기
| 06_두호리/일상 - 2005/04/18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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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이야기
4월, 묘덴의 캘리포니아로드
4월이 되면 일본에 가고싶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무사시노(武藏野)'에 가고싶은거다.
아니 더 엄밀히 말하자면 '무사시노 서점'에 가고싶은거다.
하지만 한번도 무사시노에 가보질 못했다.
지하철에서 쉽게 '무사시노'역을 확인할수 있는데도
쉽게 발을 옮기지 못했다.
4월이야기의 환상이 사라질것 같아서 말이다.
영화 '4월이야기(四月物語)'를 본 사람들이 느끼는 휴유증이다.
음.. 4월이야기를 본 사람중 '나만' 느끼는 휴유증일수도 있다.
4월이면 일본에선 이미 벚꽃이 다 떨어진 시기이다.
하지만 4월이야기는 벚꽃이 지면서 시작된다.
벚꽃이 눈처럼 바닥에 떨어져 바람에 흩날리고
자작하게 내리는 봄비
그리고 비는 봄맞이의 분주함을 몰아내고
차분하고 깨끗한 시간을 만들어준다.
새학기가 시작된 분주한 교정에서 어디로갈지 몰라
두리번 거리는 어색한 몸짓
그게 바로 4월의 로맨스다.
4월의 로맨스는 그래서 설레인다.
웬지 고독이라는 설레임을 느끼고 싶은거다.
그 설레임은 낯선이를 기대해서가 아니다.
또 누군가를 만나서도 아니다.
단지 내가 혼자임을 확인하는 시간이다.
그래서 설레이는거다.
내가 세상에 홀로 있음이 설레이는것이다.
장하게도 내가 혼자 있을수 있음이 설레이는거다.
혼자 세상의 공기를 느끼는
내가 세상에 둘러쌓여져 있는 존재임을 느끼는
바로 그것이 설레임으로 다가온다.
사람이 붐비는 시부야(澁谷)역 동편 어딘가
육교위
나는 카메라를 육교 난간위에 올려두고
내가 설 자리를 잡는다.
그리고 어색하리만큼 경직된 자세로 동경의 오후와 함께 찍힌다.
내 뒤로 낯선 사람들이 지나가고
저멀리 투박한 빌딩
보는이 없는 대형 광고판..
뭔가 세련되보이는 일본인들..
내가 사진찍고 있는것을 의식하는 한남자와
이미 촌스러워져버린 복장을 하고 있는 도련님 머리스타일의 내가 서있다.
그렇게 2002년 혼자의 4월을 추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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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5월쯤에 일본엘 가고싶다.
4월은 이미 많은 스케쥴로 가득차버렸다.
한발짝도 내딛을곳이 없다.
여유를 즐길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그래서 나의 4월 이야기는
5월의 여유를 갈망하는 쓸쓸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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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바의 묘덴역엘 가면 '캘리포니아 로드'라는곳이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와 수교 기념으로 거리에 '캘리포니아로드'라는 명칭을 붙였다.
그곳.
어느 비오는 봄날 캘리포니아로드
편의점에서 200엔어치 오뎅을 사서 놀이터로 갔다.
놀이터는 봄비로 다 젖어있었고
아이들이 놀았을법한 그곳에
장난감 삽과 나무들이 이리저리 흩어져있었다.
그옆에는 나무벤치가 하나있었는데
그곳에 오뎅을 올려두고
우산을 받쳐든채
청승맞게 오뎅을 하나씩 먹었다.
가끔 정신나간 사람같은 이가 놀이터를 어슬렁 거릴뿐
오후의 캘리포니아 로드는 한적했다.
오뎅을 다 먹고
한손에 쓰레기 봉지를 든채
그 주변을 산책했다.
우산을 들고.
골목어귀에 어린이집이 있었다.
창살사이로 아이들이 보였다.
손을 흔들었다.
까만눈의 어린 아이가 나를 주시한다.
나는 너와 다른 나라에서 온 사람이다.
사진을 찍었다.
그 아이는 모른다.
나도 그 아이를 모른다.
언젠가 비오는날 한국의 어떤 사람이 우산을 들고
창살을 통해 자기를 한참 바라보다가
사진을 찍다.
그리고 이렇게 허무한 글씨들과 함께
그 사진이 소개 된다.
그리고 이글은 이렇게 끝이난다.
영화 4월이야기도 꼭 이처럼 끝이났다.
나를 설레게만든 영화와
비오는 5월 묘덴의 캘리포니아 로드를 추억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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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호리
2005/04/18 17:17
2005/04/18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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