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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여행기 2편 - 지하철 방랑기
| 04_요리/여행/여행 - 2004/04/23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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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여행기 2편 - 지하철 방랑기
<2> 지하철 방랑기
우리는 우동을 먹으면서도 한시의 긴장도 풀수 없었습니다.
이럴줄 알았으면 로밍 (외국 통신회사의 서비스망을 이용하여 자신의 휴대폰을 외국에서도 사용할수 있는 서비스) 서비스라도 받아올걸 그랬습니다.
우동을 먹는 동안 적어도 다섯번은 식당밖으로 나가서 전화를 했을겁니다.
그러는동안 어찌나 마음이 복잡하던지요. 우리가 전화기가 없어 전화번호를 남기거나 전화를 받을 수 있는 사정이 아니기에, 어떻게 다른곳으로 움직일수도 없습니다.
게다가 약속시간이 다되어 가는데 아직 공항에서도 나오지 않았으니 이를 어찌해야 합니까!
그야말로 안절부절 극치입니다. 만약 제가 전화번호를 잘못 알고있는 거라면.....
이러다가 그대로 공항에서 밤 꼴딱 새고 국제미아 되버리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단 다나카씨께 30분후에 다시 전화를 건다고 알수 없는 방식의 음성메세지를 남겨놓고 조금더 시간을 때워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우리보다 훨씬 늦게 들어온 손님들도 식사를 다 끝내고 한참을 얘기하다가 나갔습니다.
"앗따까이 미즈오 구사다이..(따뜻한 물 좀 주세요)"
우리가 갈곳없는 미아라는것을 저들이 눈치채면 그 쪽팔림을 감당할수 없을 것 같아 애써 여유가 있는 듯 연기하며 태연한척했습니다. 남은 국물을 휘젖거나 바닥에 붙어있는 미역을 괜히 찢어대며..
공항에서 이런 여유를 즐기다니;; 모르긴 해도 그들은 아마 눈치 챘을겁니다..
마음이 더 조급해졌습니다. 지도를 꺼내들었습니다. 한국에서 약속했던 장소인 "Sibuya"를 다시 한번 쳐다 보았습니다. 지도상으로 공항에서 꽤 먼거리입니다. 역시 절대 걸어서 갈수 없습니다! ㅠ_ㅠ
"그래! 어차피 지금 시부야로 가도 저녁 식사하기엔 너무 늦자나.. 어쨌든 다나카씨도 전화를 안받았으니.. 우리탓만은 아닐거야.."
대충 제 머리속의 생각들이 정리되고 내가 한 행동이 잘못된게 아니라는 이유들이 드디어 합리화되는 순간입니다.
"옥아... 이제 일어나자. 일단은 우리 여기서 나가자!"
우리는 일어났습니다. 에스컬레이터를 내려오면서 번개같이 스치고 지나가는 인터넷 중독자의 반짝감짝 아이디어!
"아하! 인터넷!! 메일로 뭔가를 보내 놨을수도 있겠다!"
그렇습니다. 출발전에 정신이 없어서 메일을 확인을 못해 봤으니 아마 메일로 우리가 모르고있는 뭔가가 왔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에스컬레이터에서 내려오자 서성거리는 공항직원을발견했습니다.
그에게 다가가 매우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습니다. .
"도꼬니 인토네또가 아룬데스까.."(어디에 인터넷이 있습니까?)
어설픈 일본어였지만 나름데로 그들의 영어발음을 생각해서 "인토네또"라고 했습니다.. ㅋㅋ
(일본에서 PC는 ´파소콘´이라고 한다. Personal Computer 를 그렇게 부르는거다 -_-;;)
그 남자는 나의 일본어를 듣고는 바로 외국인인지 눈치를 챘나봅니다. 매우 어려워하며 처음에는 일본어로 얘기하다가 얼굴을 보니 못 알아 듣겠다 싶었는지 큰 동작을 한참 하다가 결국 안되겠던지 우리를 인터넷카페 앞까지 바래다 주었습니다.-_-;
그 곳은 한국의 PC방 같은곳은 아니었고 커피숍옆에서 약간의 이용료를 내고 오로지 인터넷만 할수 있도록 해놓은 곳이었습니다.
게다가 MS 익스플로러도 아니고 “네비게이터”를 개조해서 다른건 절대 못하고 오로지 인터넷만 할 수 있도록 만들어 두었습니다.
하지만 메일을 확인 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습니다. 오!!! 이게 왠일인가!!
저의 직감대로 다나카씨로부터 이메일이 와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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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만나는 장소는
국련대학앞에는 어때요? http://www.unu.edu/hq/japanese/access/index.html
제 사무실 바로 옆에있거든요.
오후 7시경에 만나고 같이 식사나하죠.
거기에 도착하면 전화주세요. 000-0000-0000입니다.
내일 낮엔 오전은 이사회가있고 ..... (이하 생략)
다나카 아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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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친절하게 인터넷 URL까지 알려주셨습니다. 아리송했던 전화번호까지 다시 확인 시켜 주시다니 역시 일본인다운 배려인것입니다.
아앗! 그런데 이게 왠일입니까!! 그것을 발견한 시간은 오후 6시...
공항 리무진을 타고 간다 하더라도 시부야까지는 빨라도 1시간 30분이 소요됩니다.
“늦.었.다.. ㅜ_ㅜ”
아마 회의중이셔서 전화를 못받으실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선은 옥이를 안심시켜놓고, 그 다급한 와중에 싸이월드를 들어가는등.. 인터넷 중독자의 기질을 유감없이 발휘했습니다... -_-;;
그녀의 따가운 시선에 모든 것을 덮어두고 재빨리 공항 로비로 향했습니다. 시내로 향하는 각종 차편들을 보았습니다. 어김없이 모두 3500엔 이상입니다.
왠일입니까.. 동경에서 동경시내로 7만원의 교통비.. 그것을 감당하기엔 우린 너무 속이 좁았습니다.. 소심쟁이들입니다. 간이 떨어집니다. 아아..
 일본의 우에노역 ⓒ dooholee.com
뭔가 있을꺼라는 희망을 가지고 열심히 두리번거린 결과 우에노(上野)로 가는 싼 전철을 발견할수 있었습니다. 1500엔.. 이런 구세주같은 열차가 다 있나!
그런데 소요시간이 2시간 30분입니다. 아마 일본에 있는 모든 역을 다 들렀다 갈 모양인가 봅니다. 바빠 죽겠는데 친절하기도 하여라.
뭐.. 어차피 시간은 늦었습니다. 시부야로 가봤자 식사는 커녕 2시간이나 바람맞힌 그 상황을 모면할 방법은 없습니다.
일단은 차표를 끊고 식은땀을 닦았습니다.
우린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전철로 향했습니다.
지하철은 달리고 달렸습니다. 진짜로 10분도 안빼놓고 2시간 30분은 달렸습니다. 징합니다...-_-;;
전철로 한 2시간 30분 달려보십시오.. 서울서 대구가는것도 아니고 나름대로 지하철인데..
참 징하게 지루합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개성 넘치는 일본인들 구경하느라 재밌었습니다.
우에노에 드디어 도착했습니다.
이제부터가 문제입니다. 여기서 이제 다나카씨의 집이 있는 ´묘덴´으로 가야 합니다.
시부야는 그냥 포기했습니다. -_-; 지하철노선도를 한참 바라보았습니다.
"아! 니시홈바시다!"
니시홈바시를 발견했습니다. 거기만 가면 묘덴역은 2정거장입니다. 아마 일본에 가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전철역 정말 복잡합니다. 그래서 역원에게 물어보기로 했습니다.
전철 직원을 붙들고 물었습니다.
" How can I go to the 니시홈바시 station?"
그런데 웬일입니까?? 니시홈바시를 모른다는겁니다!! 이럴수가!! 이럴수가 있습니까??
저는 아마 전철회사가 다 달라서 이사람이 모르는것인가 보다 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지도를 가르키며 다시 물어보기로 했습니다.
"고치.. 고치.. (여기..여기..)"
전철직원 曰 : -_-;; “고레.. 니시후나바시...´ (이건 니시후나바시입니다.)
그렇습니다. 제가 눈이 썩었나봅니다. 니시후나바시를 "니시홈바시"라고 계속 얘기했으니 알 턱이 있을까요.. 아마 제가 ´니홈바시´라는 지명과 헷갈렸었나 봅니다.
한국에서 마치 이런일과도 같습니다. 남대문 보고
“저 용대문 어디있나요?"
-_-;; 여튼 다행입니다. 다시 우린 활력을 되찾았습니다. 다시 지하철 표를 끊고 니시후나바시로 가는 열차를 탔습니다.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가라는 말이 있듯이 지나가는 사람에게 몇번이나 확인하며 열차를 탔습니다. 우린 아키하바라 방면으로 가면 됬는데 그 물음을 확인해주셨던 아주 친절한 일본 노신사께서 영어로 얘기도 해주셨습니다..
그런데.. 짧은 영어실력이 그분을 당황스럽게 만들었습니다.
"비지니스 오어 사이싱?"
이렇게 물었는데.. 우린 알아들을수 없었습니다. 비지니스는 알아듣겠는데 "사이싱"을 도저히 못알아 듣겠는겁니다. 아마 spelling를 적어주셨더라면 알았을텐데 저희는 일본인의 발음문제로 생각하고 갸우뚱했었습니다.
아주 나중에 안 일이지만 그거말한 “사이싱”은 ´sightseeing´이었고 우리나라에서 자주 쓰지 않았던 단어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우리는 당당하게 ´사잇싱? 사잇싱?´ 그러면서 그의 영어를 비웃었답니다. ㅠ_ㅠ
그 친절한 신사분도 내리시고 우린 니시후나바시에 내렸습니다.
그때 일이 터졌습니다. 오래된 전철이어서 그런지 엘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 시설이 안되어있었습니다. 계속 들고 다니던 짐이 드디어 문제를 화근을 만들었습니다. 너무 무거워서 이미 팔과 다리는 힘이 다 풀렸습니다. 감각이 없습니다.
마지막 목적지인 묘덴으로 가는 트렉을 물어보기 위해 지하철내 매점 직원에게 길을 물어보려고 몸을 돌리던중 가방위에 올려두었던 "다나카씨에게 주려던 매취순 선물셋트"를 제가 밀쳤나 봅니다.
그러자 그 유리병에 든 선물셋트는 박살이 났고 지하철에 술냄새가 진동합니다.
“아!!! 하늘이시여.. 여행좀 합시다 ㅜ_ㅜ”
<<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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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호리
2004/04/23 18:44
2004/04/23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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