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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민족의 나라 당신들의 대한민국
11월 5일 SBS스페셜에서 굉장히 좋은 주제를 다룬 방송을 했다.
"단일민족의 나라 당신들의 대한민국"
이 방송은 "누가 한국인인가? 어떤사람이 한국인인가?"라는 주제를 두고 한국 거주 외국인 100만시대 우리의 시선을 다룬 다큐멘터리다. 많은 분들이 이 방송을 봤으면 좋겠고, 우리세대에 이 문제에 대한 많은 토론이 이루어지고 인식전환이 있었으면 좋겠다.
나는 지난해 말레이시아를 여행하며 굉장히 많은것을 느꼈다. 나는 아시아를 매우 좋아하는데,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동남아시아" 국가에 대해 매우 잘못 된 인상을 갖고 있는것 같다. '말레이시아'도 그 중 하나지만 가령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등은 대표적인 동남아시아 국가이고, 이를 비롯해 캄보디아, 스리랑카, 베트남에 대해서도 인식이 별다르지 않다.
일반적으로 이들에 대해 한국인들은 "낮은 경제, 문화, 산업, 지식"인으로 생각하고 정말 인종차별이라 싶을정도의 대우를 하는것이 사실이다. 대표적인 예로는 외국인 노동자, 그중에서도 특히 동남아 노동자들에 대한 불친절과 노동착취가 지극히 현실적인 한국의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백인들에 대해서는 유난히 친절한것도 사실이다.
사실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을 보면 백인들보다 동남아인들이 더 많다. 그리고 그들이 어쩌면 우리와 더 비슷하고 아시아인으로서 공감대가 많을지도 모른다. 한국이 대체 언제부터 잘 살았다고 그들을 차별하는지 모르겠다.
1. 니들이 아시아를 아는가?
사실 나도 그런류의 한사람이었는지도 모른다. 말레이시아라는 나라는 가보기전에는 알지도 못했고, 가봤자 뭐 한국전쟁 직후의 사정쯤되는 아주 가난하고 못사는 나라의 풍경을 생각했던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2001년 태국을 가보고 처음으로 동남아시아에 대한 인식을 바꾸었고, 작년에 말레이시아를 여행하며 나는 오히려 '말레이시아'에 가서 살고싶다는 생각을 할정도로 말레이시아에 대한 긍정적인 느낌을 받았던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그들의 모습을 보며 한국이 이대로 있다가는 이들에게 밀릴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말레이시아는 지정학적으로는 태국, 필리핀, 싱가폴, 인도네시아와 국경을 맞대거나 인접해 있다. 이것은 굉장한 경쟁력이다. 그야말로 이것이 바로 '허브'가 될수 있는 최적의 입지조건이다. 지금은 경제력이 약해 인접한 싱가폴에 그 위치를 선점당했지만, 말레이시아는 싱가폴과 거의 비슷한 환경을 갖고 있다. 싱가폴은 예전부터 홍콩,대만,한국과 함께 아시아의 4龍으로 불렸으나 지금은 아시아의 월스트리트라고 불릴정도로 매우 중요한 경제적 위상을 자랑하고 있다.
그만큼 한발 앞서 나가있다는것이다. 2000년 이전부터 싱가폴과 홍콩은 1인당 국민소득이 한국의 2배인 2만 5천불을 훌쩍 넘어섰다. 이것은 삶의 질에 대한 가늠자이기도 하다. 한국은 국민총생산이 2000년에 비해 2배를 훨씬 넘었지만, 1인당 국민소득은 5년간 겨우 2,000달러가 올랐을뿐이다.
 말레이시아의 야경
싱가폴이 그렇게 성장할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다민족, 다문화' 환경 때문이다. 싱가폴은 말레이시아와 같이 중국인종, 인도인종, 말레이인이 섞여서 살고있다. 이런 다민족 문화는 21c들어 급변화 된 글로벌 시장에서 엄청난 경쟁력을 만들어냈다. 기본적으로 이나라 사람들은 4개국어가 된다. 하다못해 거지도 4개국어가 된다.
싱가폴과 인종 구성이 비슷한 말레이시아의 예를 들어보겠다. 그들은 다인종이 섞여 살다보니 매스컴에서 일단 영어, 중국어, 말레이어, 타밀어(남인도어)를 공용어로 쓴다. 뉴스를 보면 영어로 아나운싱을 하면서 아래에 중국어와 말레이어가 자막으로 뜬다. 이것은 무엇을 말하는것이냐. 외국인이 적응하기에 매우 쉬운 환경이라는것이다. 관광, 무역국으로서 최고의 환경이다. 그 나라 자체가 글로벌 마켓이다.
또한 다양한 인종 구성원은 '문화충격'을 없애준다. 말레이시아의 쿠알라룸푸르에는 누가 관광객이고, 누가 국민인지 분간이 안갈정도로 알록달록한 거리 풍경을 볼수 있다. 유럽관광객이 많고, 잘사는 중국 화교의 모습이 보이고, 택시기사를 하는 말레이인들과, 검은 챠도르를 걸친 인도인들 까지, 그야말로 '베네통 광고'를 보는 느낌이다. 물론 인종차별이 있지만, 그것이야 잘사는 미국에서도 아직 존재하는 이야기고, 한국은 어쩌면 뒤늦게 시작된 편견일지도 모르겠다.
2. 한국사람 나뽜요.
동양의 흑진주라 불리우는 말레이시아의 섬 'Penang'을 갔었다. 이곳의 자연환경은 너무나 탁월해 유럽인과 일본인들이 많이찾는 휴양지다. 내가 갔을때는 비록 쓰나미의 영향으로 깨끗한 바다를 볼수 없었지만, 그보다 더 좋은 추억을 갖고 돌아왔다.
쓰나미 때문에 바다가 많이 더러워져 호텔 수영장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그곳의 웨이터인 조이(가명)씨가 말을 걸었다. 괜찮으면 자기가 일이 끝난후에 관광을 시켜주겠다고 한다. 뭐 어차피 penang에 대해서 아는것도 없고 해서 그러겠다고 했다.
어느 정도 가이드비를 지출할 생각을 하고 저녁에 그를 만났는데, 그는 돈을 요구하지 않았다. 그냥 기름만 넣어달라고 했다. 그것도 겨우 택시비와 맞먹을 정도였으니, 아마 우리와 얘기를 나누고 싶었던 모양이다. 우리는 저녁 7시경에 일을 마친 그와 만났다. 그에게 함께 식사를 하자고 했으나 자기는 먹고왔다며 극구 사양하고 차를 지켰다. 차도 자신의 차가 아닌 친구의 차였다. 저녁식사를 마친후 우리는 그와 함께 섬을 한번 가로질러 현지인들이 자주가는 카페로 갔다. 카페라고 해봤자 노천식당 같은곳이었지만, 그것이 바로 말레이시아인의 생활이었다.
(좋은카페들도 있었지만, 말레이시아의 문화를 느끼고 싶었다.)
 2005년 피낭에서 말레이시아 현지인과 함께
조이는 34세에 2명의 자녀를 둔 가장이었다. 그는 원래 외국계 호텔의 주방장이었는데, 놀러온 한국인에게 한국사업 제의를 듣고 호텔을 그만두고 기다렸다가 결국 사기를 당한 꼴이 되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그가 호텔을 그만두었던것이 화가 되어 그는 어떤 다른 호텔에도 취직을 할수가 없었다. 그래서 내가 묵었던 호텔에서 웨이터를 하고 있었던것이었다.
우리의 안쓰러운 시선과 추궁에 그는 하소연을 늘어놨다. 그가 벌어가는 돈은 한달에 한국돈으로 20만원정도 된다. 그렇다고 해서 그나라의 물가가 그렇게 싼것도 아니다. 체험물가로 쳤을때 약 1/2정도인데, 물론 현지인들이 가는곳은 더 많이 싸긴하겠지만, 소득에 비해서는 물가가 비싼편이었다. 게다가 외국인들이 많은 관광지라 물가가 많이 높았다.
부인은 백화점에서 캐쉬를 하고 있다고 했다. 두명이서 벌어야 겨우 살수 있다고 했다. 한국인이 그의 삶을 좌절시킨것 같아서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언제부터 한국인의 이미지가 이렇게 되었는지 ㅠㅠ
그런 이야기 때문에 우리는 더 쉽게 친해졌는지도 모른다. 애정을 느꼈고 똑같은 인간이라는것을 새삼 실감했다. 얼굴색 때문에 다가가기 힘든 사람이었는데, 어느새 그는 우리와 똑같은 삶의 고민을 가진 '친구'로 느껴졌다. 그때부터는 그의 말레이시아 이야기가 시작되었고, 많은것을 배우는 시간이 되었다. 그리고 그의 삶에 대한 희망과 열정에서 부러움을 느끼기도 했다.
3. 희망의 말레이시아. 위기의 코리아.
말레이시아는 지금 엄청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수도인 쿠알라룸푸르의 KL타워는 세계에서 4번째로 높은 건물이고, 가까이있는 페트로나스 트윈타워는 89층의 452m의 건물로써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이다. 한국과 일본이 함께 지은 건물이라 더욱 멋져보였다.
현 총리인 모하마드 마하티르는 'VISION 2020'정책을 제시하며 말레이시아의 위상변화에 총력을 쏟고있다. 그들은 현재 동남아시아에서 2번째로 GDP가 높다.
물론 그들을 G7 다음이라는 한국과 비교할수는 없겠지만, 나는 그들이 조만간 큰 경제강국으로 떠오를것이라고 생각한다. 그이유는 그들의 다민족 문화에 있다.
한국은 오랫동안 '단일민족'이라는 허황된 자부심에 심취되어 외국문화에 배타적인 입장을 가져왔고, 외국의 변화에 대해서도 별로 신경을 쓰지도 않았다. 게다가 외국이라 하면 미국,일본,유럽 등 선진국을 대상으로 벤치마킹을 했을뿐 가까이 있는 '못사는 나라'들에 대해서는 관심도 갖지 않았던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웃기게도 지금 부는 한류(韓流)는 거의 동남아시장이 대부분이다. 서양인들보다 더 쉽게 공감대를 만들어낼수 있는 매력적인 시장에 대해서 그동안 별로 관심이 없었다는것은 굉장한 실책이라하겠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그 동남아는 세계적으로 굉장한 관광 메리트를 갖고 있는 시장이라는것이다. 왜냐면 그들은 다분히 '아시아'적인 문화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태국의 전설
한국에서 사실 '아시아'를 느끼기는 힘들다고 생각한다. 당장 '일본'만 가더라도 일본의 강력한 전통 문화인 와(和)문화를 느낄수 있지만, 한국은 어떻게 갈수록 고유의 문화와 아이템을 잃어가고 있다. 이와 다르게 말레이시아, 태국등의 주요 동남아 국가들의 장점은 외국인으로 하여금 'Orient' 문화를 느끼게 한다는데 있다. 그들이 갖고 있는 天의 환경도 아이템이지만, 그들의 다민족 문화의 전통과 순수함은 그야말로 '동양'을 말하는 최고의 아이템이다.
그런차원에서 한국은 매우 심각한 위기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록 일본의 민족문화 말살정책 때문에 韓의 문화를 다 잃어버렸지만, 요즘은 어찌된건지 한국인이 스스로 한국문화를 없애고 있는것 같다. 게다가 차차 많아지는 외국인 2세(코시안)들이 그나마 전통문화를 보존하고있는 농촌에서부터 생기는것이 너무나 안타까운 현상이다. 한국 전통문화의 보존과 재창조가 없는 상황에서 급작스런 외국문화의 유입은 변종사회로 가는 단초가 되고 있다.
4. 다민족 문화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가?
처음에 말레이시아의 다민족문화를 칭찬했었다.
그런데, 오히려 바로 위의 문장에서는 외국문화의 유입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어찌된일인가 고개를 갸우뚱 할것이다. 그 이유는 바로 한국은 말레이시아와 달리 문화의 구심점이 없다. 말레이시아는 이슬람이라는 종교가 문화를 지배한다. 게다가 30%나 되는 화교들은 강력한 중국의 고유문화를 승계하면서, 말레이문화와 퓨전된 문화를 만들어낸다. 두 문화의 강력한 기반아래 새로운 문화가 탄생되는 순간이다.
그런데 한국은 좀 다르다. 한국은 전통문화가 차츰 사라져가고 있다.
한때 국교였던 불교문화는 오히려 기독교문화와 시스템이 비슷해져가고 있으며, 유교문화는 구닥다리 박물관 문화로 취급받고 있는것이 현실이다. 게다가 단군신화는 시시껄렁한 이야기로 전락한지 오래다. 기세등등했던 조선왕국도 일본의 칼에 처참히 쓰러졌고, 민족 문화의 중심이었던 왕조가 무너지자 전통 문화들도 처참히 쓰러져갔다. 대한제국의 황족들마저 이미 외면당한지 오래다.
일본의 경우는 전쟁을 겪으며 많은 문화 소실이 있었지만, 이를 매우 잘 발전시켰다. 일례로 일본의 상점거리를 보면 간판이 거의 '캘리그라피'로 되어있다. 한국은 중국, 일본 못지 않은 '서예'가 발전했던 나라인데도, 요즘 보면 서예학원조차 보기 힘들정도다. 하지만 일본만 해도 '서예'는 산업의 한 파트로 인정받고 있다. 대한민국의 길거리에서 한국스러움은 대체 어떤것을 찾을수 있는것일까. 어떤것에서 차별화를 만들어낼것인가?
 세계적이 될 수 있는 한국이미지
한국의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되어야할 '오방색', 서예, 칠기, 자기, 농악, 국악, 건축, 禮, 한글, 한복, 명절, 태권도, 씨름, 단군신화 .. 가장 한국적인 전통 문화들인데 이들중 어떤것이 한국에서 제대로 인정받고 있는가? 설령 국민들이 이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하더라도 이를 생활에서 쉽게 접하지 못한다면, 이미 자국문화로서의 가치와 실용성을 잃었다는 것이다. 일본은 한국보다 더 빨리 외국문화를 받아들였지만, 아직도 쉽게 일본전통 의상을 길거리에서 볼 수 있고, 산업분야에 적용되고 있다. 일본은 자국의 문화를 바탕으로 외국문화를 수정해서 쓰고 있는것에 비해, 한국은 잃어버린 전통문화환경에서 일그러진 일본의 문화와 짬뽕된 미국 사대주의와 새로운 유럽트렌드가 짬뽕되어 복잡 미묘한 문화를 만들어 내고 있다.
우리가 다민족 문화로 가는 길은 바로 '언어준비'에 있는것이 아니다. 모두가 토익, 토플, 중국어 준비로 많은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데, 언어는 생활이다. 함께 살다보면 절로 익혀지는것이 바로 언어다. 그리고 저절로 바뀌는것이 언어다. 하지만, 문화는 다르다. 이대로 우리가 외국문화와 섞이게 될때, 우리는 고유한 정체성을 잃어버리게 된다. 한국이라는 나라의 컨텐츠가 없어지는것이다. 그냥 아무것도 없는 복잡미묘한 문화속에서 또다른 퓨전이 생겨나 뒤죽박죽 한국스러움이란 찾아볼수 없는 나라가 되어버린다.
 대만의 풍경
현재 한국 생활에서 가장 한국스러움은 바로 '간판문화'정도일것이다. 원초적이고 대형화된 알록달록 간판문화는 '메탈리카'도 이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게 한다. 지금 외국인의 눈에비치는 한국의 모습은 바로 이런모습이다. 복잡하고 지저분한 대만의 거리풍경을 보고 나는 굉장히 불쾌한 인상를 받았는데, 그 대만의 모습이 한국이랑 비슷하다는것이 바로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런것이 '한국'의 느낌?
한국은 국가가 나서서 한국의 브랜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한국의 질좋은 전통문화를 기초로하는 아이덴티티를 확립해야 한다. 오방색을 살리고, 켈리그라피를 산업에 적용하고, 건축문화도 예전으로 돌아가야 한다. 한복도 진짜 입을 수 있게 개량하고 단오, 칠석등의 명절도 살려내야 한다. 대보름에 축제를 하고 토산품도 퀄리티를 높여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이것에 한국의 미래가 있는것이다.
그냥 '다이나믹코리아'를 외쳐서는 안된다. '한국스러움'을 당당하게 드러낼수 있는 계획을 세우고 '다이나믹코리아'로 초대해야 한다. 뭔가 한국에 왔다가 '너무나 한국스러워' 갖고 싶은 선물을 사 갈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어설픈 중국,일본문화의 도용이 아닌 한국만의 전통문화가 필요하다. 외국인들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한국의 정체성 확립이 백번강조 해도 지나치지 않을만큼 중요하다.
그리고 우리의 튼튼한 문화를 수용하고 받아들이는 외국인을 한국인으로 인정하자.
그리고 그들의 문화도 인정하고 받아들이자. 동양이 녹아있는 한국이 되자.
전통과 첨단이 공유하고, 세계인이 살기좋은 대한민국으로 가야 한다.
철저한 한국문화의 복원아래 다민족, 다문화의 사회로 가자!
그것이 앞으로 한국의 경쟁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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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호리
2006/11/06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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