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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2/13 22:07 2006/12/13 22:07
* '화'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 03_수필칼럼/칼럼 - 2006/12/13 22:07
옛날에 교회에서 설교를 듣는데 목사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화가 치밀어 오르면 "물을 마시라"고, 화는 가만히 놔두면 '증폭'이 됩니다.
아마 여러분들도 느꼈을것입니다. 이 '화'를 제대로 다스리지 못하면, 자신에게나 남에게나 아주 나쁜 영향력을 미칩니다. 모든 악한 범죄는 '화'로부터 시작되기도 합니다.
이 '화'를 제대로 다스릴줄 알게 되면, 남에게 해를 주지 않는것은 물론이고, 자신의 건강에도 유익합니다. 화가 나면 몸에 굉장히 좋지 않은 신경물질이 몸에 분비된다고 합니다. 화가 매우 난 상황에서 사람을 물면 그 독으로 사람이 죽기까지 이른다고 합니다.

그래서 '물'을 마셔서 중화를 시켜주라는것입니다. 이것이 어느정도 일리있는 말일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그후로 화가 나면 '물'을 마십니다. 사실 화가 나면 가장먼저 반응하는것은 위장이기도 합니다. 스트레스는 바로 위산분비로 이어지고, 이것은 위장병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이런 맥락에서도 물은 '산'을 중화하는 역할을 하는것입니다. 물과 '화'에 대해서는 의학지식이 풍부하신분께서 보충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어쨌든, 오늘 문득 제가 어느정도 화를 다스릴줄 아는정도로 좀 컸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원래 그렇게 화를 잘 내는 사람도 아니긴 합니다만, 옛날에는 사실 화가나면 심할때는 몸이 부르르 떨리고 이가 떨릴정도였습니다. 얼굴이 붉어지고 아무것도 손에 안잡힐 정도였습니다만, 요즘은 조금은 상태가 나아진것 같습니다.



1. 정말 지랄같은 '화'의 정체

닭사모라는 거대커뮤니티를 운영하면서 정말 별의별 상황을 맞이합니다.
생업에서 들이닥치는 스트레스만 해도 풀것이 많은데, 놀자고 모인 모임을 운영하면서 접하는 트러블은 굉장히 '사소하고' '쪼잔하면서' 화가납니다.
돈이 오가는것이고, 삶에 큰 영향력을 미치는 스트레스라면 오히려 기를 쓰고 달려들어 싸우던지 하겠는데, 커뮤니티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사실은 '해도' 그만이고, '안해도' 그만입니다.

하지만, 또 그게 그렇습니까? 운영자라는 위치가 울며겨자먹기로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며 공평하고 객관적으로 일을 처리해야 하는 자립니다. 그래서 닭사모는 '독재적'인 방식으로 커뮤니티를 운영하겠다고 합니다. 맘에 안들면 나가라 이겁니다. 아니면 맞추던가, 놀기위해 모인 모임에서까지 이러저러한 분쟁이 안오갔으면 좋겠다는겁니다.

그런데, 참 예상치 못한곳에서 문제가 일어납니다. 저와 회원간의 관계에서 일어나는 트러블은 거의 없습니다. 아니, 지난 5년간 많아봤자 1, 2건일것입니다. 그런데 회원간에 일어나는 문제나, 일방적으로 모회원이 모회원에게 해를 끼치는 경우에는 정말 난처합니다. 그럴때 그일을 중재하다보면, 당사자는 빠지고, 피의자와 제가 싸움을 하는 참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한 두가지 일례를 소개합니다. 닭사모 아주 초기에 일어났던일인데, 말하자면 '도를 아십니까'류의 종교를 회원들에게 일일이 쪽지를 보내며 강요를 하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모회원의 신고로 그사람에게 정중하게 하지 말아줄것을 요청했는데도, 그사람은 오히려 막무가내로 감정적인 대처를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결국 '강퇴'이야기가 나오고 서로 얼굴 붉힐일이 생기는거죠. 이런것이 가장 짜증나는 케이스입니다. 저하고 관련이 없는데 몇시간이나 싸워야 하는경우. 

게다가, 이런경우도 있습니다. 진짜 살짝 정신나간 사람들도 가끔있습니다. 그런데 무서운것은 이사람들이 남자들에게는 안그러는데, 여자란 여자는 전부 추근덕대고, 쪽지보내고, 스토킹하고.. 이런일이 있으니 익명게시판에 올라온다던지, 저에게 신고를 합니다. 그런데, 제가 그 상황을 직접 겪은것도 아니고, 일방적인 말만듣고 어떻게 하기도 뭐하고, 괜히 그냥 강퇴시켰다가, 그런 자폐증적 사람에게 해코지를 당하진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그래서, 결국은 한번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려다가 부닥칩니다.

그런데 이야기를 하다보면 이런사람들의 대부분은 오히려 적반하장격으로 피해를 당했다는 여성을 범인으로 몰아부칩니다. 난감합니다. 제가 그것은 제가 모르겠으니, 꼭 이 클럽만 있는것도 아니고 하니 스스로 나가주십사 부탁을 돌려서 말하면 못알아듣고 "열심히 하겠습니다" 이런식의 답변을 보냅니다.
업무도 바쁜와중에 이런사건에 몰입하고 있는 자신을 보면서 정말 한심할때도 있고, 대체 이렇게 비생산적인 일이 더있을까 싶은데도, '역할'이란것이 있기에 충실한 제모습이 가끔은 참 답답합니다.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과 사람이 만나니 얼마나 어렵습니까. 서로 배려하고 서로 잘못된 부분은 덮어주고, 이해가 안되도 이해하려고 노력도 하고 조금 더 지켜보고 그러면서 원할한 인간관계가 되면 좋은데, 일방적으로 자신의 이익만 생각하고 들이대면, 그것을 받는 사람은 정말 황당합니다. 자기선을 잘 맞춰 운행하고 있는데, 역주행해서 받아버리는 지랄같은 상황에서 당신은 어떻게 하시렵니까?

2. 마음속의 불 火?

그럴때 맞붙어버리면 결국 '화'가 생깁니다.
지금부터 말장난을 좀 해보겠습니다.
'화'는 한자로 하면 '火'입니다. 불난다는 뜻의 '火'와 동일한 한자입니다.
즉, 마음속에서 '불'이 일어난다는 뜻입니다.
그러니 '뚜껑'열린다는 소릴 하죠.

이 불은 쉽게 다른데 붙는 성질을 갖고 있습니다. 즉, 내가 화가 나면 그 화의 기운이 다른 사람에게도 그대로 전해집니다. 그러니 '종로에서 뺨맞고 한강에서 화풀이한다'라는 말이 있는것입니다. 즉, '화'가 전이(轉移)되는것을 일컫는것이죠. 여기서는 막 화내다가, 갑자기 반가운 사람을 만났다가 '하하호호' 막 웃음이 나지 않습니다. 반가워도 화 안났을때보다는 덜 반갑겠죠.

그만큼 화는 한번 일어나기 시작하면 마음을 송두리채 태워버립니다. 그것도 모자라 남에게 옮기기까지 합니다. '까칠하다'라는 말 요즘 많이 쓰죠. 누군가 성이 나서 까칠하게 대하면 그런 대접을 받는 사람도 '까칠'해 집니다. 그런 까칠함이 계속 오고가면 화가 나고 싸움이 납니다. 불도 마찬가집니다. 마르고 거친 물건을 서로 빠르게 마찰시키면 불이 나지 않습니까?

또 '불'과 '불'이 만나면 더 큰 '불'이 되듯이, '화'와 '화'가 만나면 엄청난 화가 됩니다.
그래서 싸움이 되고 최악의 경우 살인까지 가게 되는것이 바로 '화'라는것입니다.
영어로 가장 적절한 말을 찾자면 'Stress'쯤 되겠죠.
이 한국인에게서 '화'는 그냥 확 풀어내버리면 끝나는 'Stress'로 끝나지 않고, '한'으로 변해버립니다. '화병'걸려서 죽으면 '원한'이 된다고 하잖아요. 화병이라는것이 바로 무서운것이죠. 그런 차원에서 마음속에 불을 끄기위해서 '물'을 마시는것은 어찌보면 말이 되는 소리네요.

어쨌든 많은분들이 이 '화'땜에 굉장히 고통을 받으셨을것이라 생각됩니다.
특히 '화'때문에 시간, 사랑, 금전, 사람등을 놓쳤을때는 얼마나 더 큰 화가 됩니까. 그러다보면 '화병'이 생기고, 그것이 '한'으로 변하고 '업보'가 되어버리는것이죠.


3. 우리가 화를 다스리는 방법

요즘 요가나 명상같은것을 많이하는데, 이런것이 바로 일종의 '화 다스리기'입니다. 외부의 정보와 자극에 대해서 평정심을 유지하는것이죠. 아무리 지랄을 해도 자기 스스로에게 몰입을 하는 과정입니다. 이런것이 훈련이 되면 '화'을 이기는 사람이 되는것이죠. 절에가면 스님들이 '묵언수행'을 하십니다. 이런것도 '화'을 다스리는 한 과정이죠. 외부의 자극과 내부의 자극에 대해서 자신을 지키겠다는것입니다. 외부와 마찰을 만들지 않겠다는것입니다.
가장 최고의 '화 다스리기'겠지만, 엄청난 고통을 수반하겠죠. 그리고 그것을 수행하는동안 더 큰 '화'가 생길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그것을 이겨냈을때는 얼마나 큰 수행이 되겠습니까?

하지만, 우리처럼 바쁜 삶을 사는 사람들이 '묵언수행'을 할수도 없고, 자주 요가나 명상에 빠질수도 없습니다. 인도에 사는 사람들은 스스로 업보를 타고 태어났고 어쩔수 없이 겪어야 하는 인생이라 믿고 있기에 '화'를 내기 보다는 자기수행을 통해 열반에 들고 더 좋은 업보를 타고나길 기대하지만, 우리들은 그렇지 않죠.

자. 그러면 어떻게 화를 다스려야 할까요.
이글을 쓰면서 '화'를 다스리는 방법을 제시하려고 했던것은 아닙니다.
스스로도 아직 '화'에 이겼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으니깐요.
하지만, 뭔가를 이기려면 그놈의 정체와 성질을 제대로 파악하고 할수 있는 만큼 대처하는것이 최선의 방법이겠죠.

그래서 저의 대처법은 이런것입니다.

1) 화가 나면 물을 마셔라.
2) 화가 나면 사건에 대해서 한발짝 물러서라.
3) 그렇게 큰 피해가 안간다면, 너무 집착해서 처리하지 말라.
4) 친구에게 화가 난 내용에 대해 자세히 말하지 말라.
5) 화가 난 원인을 빨리 파악하고, 감정의 요동에서 빨리 벗어나라.
6) 화가 생길것 같은 일을 미리 예방하라.
7) 살짝 기분 나쁘고 말일이면 넓은 아량으로 손해를 보라.
8) 서로 화가나면 우선 대화를 끊고, 많은 시간이 흐른뒤 이야기 하라.
9) 사건의 제 3자인 중재자를 세워라.
10) 머리속의 노여움을 하얗게 태워버리라.


4. 중국의 華 , 일본의 和 ... 그리고 한국의 火에서 話로.

자. 아까 말장난 좀 한다고 그랬는데, 일본을 흔히 '와'의 민족이라고 부릅니다.
가령 일본정식을 가르켜 日食이라고 하지 않습니다. '와쇼쿠(和食)'라고 합니다.
'와' 라는것은 일본인의 정신의 가장 가운데서 일본인을 통합하는 역할을 하고, 가장 중요한 가치로 여겨집니다. 일본어 발음으로 '와'인데, 실제로 한자는 和(화)입니다. 즉 한국에서는 이 한자 和를 '화'라고 읽죠.

和는 화합한다는 뜻입니다.
분열하는 火와는 매우 다른 의미죠.
일본은 和의 민족이라는데, 우리민족은 보통 '한의 민족'이라고 부릅니다.
그것은 韓의 한이기도 하지만, '한오백년'이라던지 '아리랑'등에 베어있는 노여움이 서려있는 억울함이 베어있는 '한'입니다.

이 '한'이라는것은 좋게 해석하면, 우리 민족은 서로 더 양보하고 화합한다고 할수 있습니다.
중국의 위대하신 '華'와 달리, 일본의 '和'라는것은 서로 부딪치지 말자는 '화'입니다.
일본은 '이이도코도리'라고 해서 서로 피해를 안주는것이 잘사는 상책입니다. 그것이 그들의 화합하는 방법입니다. 서로 좋은게 좋은거니깐 서로 상관하지 말자는겁니다. 그래서 그들은 부딪치기도 전에 '스미마셍'이라고 내뱉습니다.

그에 비해 한국인은 너무 서로의 삶에 참견하다보니 '火'가 생기는것인데, 이것은 어쩌면 진짜 더 화합하고 싶고 하나가 되고 싶기 때문에 생겨난것인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남이가'문화죠. 그러다보니 서로 부딪치고 짜증이나고 그렇습니다만, 우리민족은 잘 참습니다. 가령 지나가다가 발을 밟아도 우리는 밟은 사람이나 밟힌 사람이나 멀뚱히 한번 쳐다보고 갈뿐입니다. 그 멀뚱한 눈빛에는 '미안허이, 모르고 그랬소'라는 말과 '아이참, 짜증나지만 참소'라는 말이 내포되어있는것입니다.

그렇게 참으니 이것이 축적되어서 나중에는 '한'이 되어버리는것입니다.
그런데 요즘에는 점점 이런 양보, 인내문화가 없어지고, '버럭' '까칠' '살인충동'의 문화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저역시도 그렇게 되는것 같고, 삭막한 사회가 오는것 같아 두렵습니다.
어디가서 안 두드려 맞아도 '스트레스'만으로 병이된다는 이야기가 이제 상식이 되다보니 이제는 조금의 '화'도 풀어버려야 직성이 풀리는겁니다.

이 화(火)를 푸는 방법은 위에서 제시했던 그런 방법도 있지만,
화(火)를 화(話:대화)로 다스리는 방법도 있습니다.
결국 화는 잘못된 커뮤니케이션으로 생겨나는것으므로 이 커뮤니케이션(話)을 잘하면 해결할수도 있습니다. 말한마디로 천냥빚도 값는다고 이 화(話)의 위력 또한 대단한것입니다. 이 화를 잘하면 비로써 화(和)가 되는것입니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화(火)는 재앙(:화)이 될 수도 있는것입니다.

그러니 자꾸 대화합시다.
절대 화(火)를 화(火)로 대처하지 맙시다.
풀어낼 자신없으면 아예 말을 마세요.
우리가 무슨 성인군자 예수, 부처도 아니고, 말을 하려해도 말이 안통하는 사람과는 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것은 和는 커녕 禍를 만들어 낼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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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mimic's me2DAY로부터 2010/02/17 21:06에 트랙백 되었습니다. 삭제

라인하르크 2006/12/13 22:48 -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아.. 또 오랜만에 좋은 글 읽고 갑니다.

인터넷을 돌아다니다보면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의 의견때문에 화가 많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일상에서는 사람의 얼굴을 대면해기 때문인지 되도록 참고 자신의 주장을 접는 데 익숙한 반면, 인터넷 공간에서는 익명성이라는 놈 때문에 분쟁도 많고 감정싸움도 많이 일어나는 것 같습니다..

제가 중학생 때, 온라인 상에서 몇 시간동안 논쟁하는 일이 많았는데 그런 일을 몇 번 겪고 나서 내린 결론은 '그냥 쌩까자 -_- ' 온라인 상에서 분쟁이라는 것이 깔끔하게 해결되는 일도 거의 없을 뿐더러, 격양된 상태에서 논쟁을 해봐자 나 스스로 추한꼴을 보이게 되더군요.

일상(Off-line)에서도 마찬가지겠죠? '화'라는 놈이 무서워서 사람을 추잡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화를 다스리는 법에 대해 좋은 정보 얻고 갑니다.. ㅎ


지나가다 2006/12/14 13:21 -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전 화가나면 만화책을 보면서 열을 식힙니다...
그러다 만화에 열중하고...
시간이 지나면 화가 어느적도 식지요...

나름대로 효과적임


프리지니 2006/12/14 22:37 -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생활속의도인이십니다 ^^


Daisy 2006/12/15 10:19 -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참 좋은글입니다.
건너뛰지도 않고 한자 한자 다 읽게 만드시네요. ^^
늘 행복하시길~. ^___^


마이해피엔딩 2006/12/21 17:42 -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


춘부장 2010/02/17 20:05 -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마지막 반전이 압권이! 식스센스. 결론적으로 전 거의 전인류를 상대로 화를 내고 있다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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