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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리] 황인용의 카메라타 뮤직 스페이스
자유로를 따라 미친듯이 질주를 하다보면 자유로 휴게소를 지나고, 축구대표팀 트레이닝 센터를 지나면 오른쪽으로 '헤이리'로 빠지는 길이 나온다. 헤이리는 '예술의 마을'이다. 1994년에 문화 예술인들이 모여 "예술스럽게 좀 살아봅시다"라며 의기투합하여, 사실 버려졌던 땅인 파주에 예술마을을 만들었다. 1997년에 건축물들이 들어서기 시작하고 2002년쯤에야 일반인들에게 홍보되기 시작했는데, 아직도 새롭게 지어지는 건축물들이 많다.
이곳에 가면, 예술인들이 직접 짓거나 운영하는 카페나 작업실 박물관들이 많다. 실제로 주거공간으로 사용하기도 하고, 어떤집은 홈스테이를 하도록 해둔곳도 있다.
3번 정도 간 경험이 있었는데, 관광용 마을은 아닌것 같다. 단지 이곳에 오면 나도 이렇게 해놓고 살고싶다는 느낌이 드는정도다.
뭐랄까 신세기 들어서 새롭게 시도되는 '문화공동체 마을' 이랄까.
지난 여름에 갔을때, 날이 어둑해지자 꽃집 정원에서 마을 파티를 벌였다. 세세한 내용은 모르겠지만, 잔디밭에 테이블을 깔아두고 뷔페식으로 음식을 차려놓고는 주변인들을 초청하는 분위기였다. "워매~~ 부러운거~~"라는 탄성이 저절로 나왔지만, 구경온 이방인들은 빨리 자릴 비켜줘야 하는 분위기였다. 9시쯤되면 헤이리는 마치 외국의 전원도시처럼 평안한 마을로 변한다.
옛날 사람들 살듯이 잠시 복잡한 세상살이를 잊고, 보기에도 아름답고, 삶이 멋져보이도록 살아가는것이다. 아쉬운것이 있다면, 이곳마저 다닥다닥 집들이 좁게 들어서고 있다는것이다. 외국마냥 널찌만큼 떨어져서 살면 얼마나 보기 좋으랴. 아무리 멋진집들이지만 다닥다닥 붙으니 전체적인 외경이 죽는것같아 아쉬움이 있었다.
듣자하니, 이곳에 예술마을을 짓기로 한후에는 땅값이 엄청 올랐다고 한다. 그때 음악인이니 미술인이니 이곳에 땅을 왕창 사뒀다고 하니, 이제 뭐 더이상 돈벌러 갈필요 없어 좋겠다. 점점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나처럼 이런 소개글을 적는 사람도 많아지니 찾아가는 사람도 점점 많아지고, 결국은 '관광지'화 되버리는게 아닐까 하는 염려가 생긴다.
딱 지금만큼이면 좋으련만..
헤이리에서 크리스마스를
지난 25일 크리스마스에 별 계획없이 집에서 놀다가, 왠지 크리스마스날 헤이리에서는 그럴듯한 파티를 할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들은 '문화예술인'이니깐. 왠지 우리같은 '범인(凡人)'들 보다 더 멋진 크리스마스를 보내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헤이리 홈페이지 http://www.heyri.net에 접속했더니 아니나 다를까 몇군데의 카페에서 크리스마스 파티를 하는것이었다.
거의 모두 예약이 되었거나 이미 24일에 파티를 진행했고, 25일에 파티를 하는곳은 유일하게 카메라타 뮤직스페이스였다. 이곳은 우리가 잘아는 DJ 황인용씨가 운영하는 카페였다. 원래 음악감상실을 만들기위해 건물을 지었는데, 허가가 카페나 식당밖에 안되서 음료를 판다는 우스개를 해주셨다.

카메라타도 여느 헤이리의 건축물들과 같이 멋진 외관을 갖고 있다. 뿐만 아니라 내부도 아주 감각적으로 지어졌다. "건축가 조병수"씨의 작품이라고 한다. 외부에는 녹슨듯한 벽을 만들어두고 분필로 공연 스케쥴을 적어뒀다. 자갈이 깔린 작은 연못도 있고, 내부는 3층으로 이루어져있다. 화장실도 아담하면서 시멘트의 독특한 느낌을 잘 살려두었다.
공연이 진행되는 실내는 아주 멋지고 커다란 스피커가 전면을 가득차지하고 있고 오른쪽에는 황인용씨의 재산인 LP판들이 늘어져있다.
이날 이곳에 가기위해 카메라타에 전화를 했을때 이미 80석의 예약이 꽉찬 상태였다. 이날 특히 나와 이름이 비슷한 '이두헌'씨가 이곳에서 음악 해설을 해주기로 되어있었다. 이분을 소개할랍시면, 지금 '동방신기'가 부르는 '풍선'의 원곡으로 유명한 그룹 '다섯손가락'의 멤버이고, 와인전문가라고 "한다." 그러니깐 좀 유명하신분이다. 나는 잘 모르는 분이었지만, 원래 와인이라던지, 재즈라던지 좋아는하지만 거의 "들어보긴했는데.." 수준이어서, 이런 바닥에서 유명하신분은 모른다.
그래서 이날 조금 실수를 했다.
황인용씨는 나와 구면이다. 일전에 닭사모와 관련해서 한번 인터뷰를 했었던적이있었다. 물론 이분이야 너무나 많은분들과 인터뷰를 해서 전혀 기억이 안나지만, 나는 기억한다. 그때 내가 신청곡으로 비틀즈의 '블랙버드'를 틀어달라고 했었다. 워낙 인터뷰가 작가의 대본에 의해 만들어진것이라 황인용씨는 거의 대본보고 읽다시피 했지만, 나는 들리는 내 목소리가 너무나 어색해서 그날 기억이 아직 생생하다.
그래서 이날 황인용씨를 봤을때, 나름 반가운 느낌으로 "안녕하세요. 기억하실런지 모르겠지만, 황 선생님과 한번 인터뷰 한적이 있습니다"라며 '닭사모 회장 명함'을 건냈다. 그랬더니 재밌다는듯이 "닭요리를 사랑하는 모임이네요.. 하하"하며 옆에 있던 이두헌씨에게 명함을 보여주며 이야기를 이었다. 이날 공연을 잘 알고 온사람이라면, 황인용씨보다 이두헌씨에게 먼저 인사를 건네거나 옆에있었으니 더 아는척을 할텐데, 나는 대충 '스텝'인가 보다라고 생각으니...
이날 파티는 '와인전문가 이두헌'씨가 추천하는 와인 두잔을 마시고, 재즈 캐롤을 들으며 재즈와 와인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이었다. 위에 본인의 사진이 와인잔을 들고 있는데, 새끼손가락을 살며시 들고 있는 모습이 매우 재수가 없다. 내가 저러는지 몰랐다. ㅋㅋ
첫번째 마신 와인은 아레헨티나산 말벡이었고, 두번째 마신것은 보르도산 쇼비뇽이었다.
지난번에 학교에서 유명하다는 소믈리에에게 와인강의를 들었는데도 아직 별 흥미를 못 느끼겠다. 그냥 마시는거지 어떤 와인이든 입에 들어가면 그넘이 그넘인것 같다. 쇼비뇽이니 말벡이니 내 혀는 아직 둔하다. 약간 시큼한 느낌과 부드러운 느낌정도는 구별할수 있을것 같은데, 뭐가 그리 외워야 할것이 많은지. 참 지랄같은 술이다.(좋다는뜻^^)
어쨌든 이날 크리스마스 파티는 아주 즐거웠다. 재즈의 그 스윙감은 음악의 문외한들도 저절로 리듬을 타게 만들었다. 그런 분위기에서 오렌지빛의 조명과 와인, 치즈, 그리고 크리스마스라는 특별한 컨셉은 아주 감동의 도가니로 집어넣어버렸다. 오나전 반해버린 카메라타.
이날 공연은 3만원이었지만, 무한리필 와인 치즈, 음료와 즐거운 재즈공연에 비한다면 '매우매우 저렴'이라고 생각된다. 평일에는 1만원만 내고 들어가면 커피, 차, 주스, 와인등을 마실수 있다. 물론 '공연'도 다양하다. 공연을 할때는 예약은 필수인듯 보인다. 그날도 예약하지 않고 온 많은 이들이 아쉬움을 달래며 돌아서야 했다. 스탠드 관람도 가능하지만, 너무 어수선하고 서있을자리가 마땅치 않으니 괜히 기분잡치지 말고 꼭 예약을 하고 가길 바란다.
연말 공연부터 신년까지 줄줄이 공연정보가 헤이리 홈페이지 소식에 올라와있다.
특별한날 연인끼리 살짝 된장틱한 느낌으로 분위기를 즐기는것도 좋을듯.
camerata cafe OPEN : 오전11시~오후10시
입장료 : 일반 10000원. 어린이 5000원. (음료 포함)
Menu : Coffee , TEA , Juice , Winetel : 031-957-3369
fax : 031-957-36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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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호리
2006/12/27 02:08
2006/12/27 0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