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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버지의 결혼잔치
| 03_수필칼럼/수필 - 2007/04/10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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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결혼잔치
새삼스럽게 '가족'이란 단어에 대해 생각해봤다. 너무나 당연한 '개념'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일까. 가족에 대해 한번도 진지하게 생각해본적이 없었던것 같다. 늘 있는 어머니고, 늘 있는 아버지고, 퇴근하면 언제나 자기방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 동생이었기에, 마치 집을 나가면 눈에 꽉 차게 들어오지만 언제나 별 관심이 없었던 '북한산'처럼 가족은 나에게 그런 배경 내지 환경으로 족했던것 같다. 하지만, 이 얼마나 야속한 생각인가. 결혼을 앞두고 나는 몇번 눈물을 흘렸었다.
결혼식을 준비하며 신부에게 부를 노래를 고르고 있는데, 친구의 얘기인즉, 어떤이는 결혼식때 '어버이은혜' 노래를 부르는 바람에 장내가 모두 울음바다가 되었다고 했다. 얼핏 들으니 너무 멋져보이고, '그래, 이때 아니면 언제 효도할까' 싶은 마음에 나도 한번 해볼까 하는 마음도 들었다. 그리고 절로 나오는 노래를 읊는데 "나실제 괴로움 다 잊으시고, 기르실때 밤낮으로 애쓰는 마음, 진자리 마른자리 갈아뉘시고.."라는 가사가 나올때 왜 이렇게 가슴이 메어지던지, 나도 모르게 흐르는 눈물에 많이 놀랐다.
이제 새로운 가정을 꾸리는 사람이 되어서야 당신들의 마음이 이해가 된건지, 이제 나도 어른이랍시고 상기된 기분에 눈물을 흘린건지. 언제나 뒤치다꺼리하시던 그분들의 모습과 표정이 떠올라 얼굴이 붉어졌다. 마음같아서는 결혼식때 이 노래로 맘갚음을 하고 싶지만, 정말 이야기대로 식장이 눈물바다가 될것 같아 그러지 않기로 했다. 아니나 다를까 결혼식이 가까워 올수록 신부는 철없이 바래왔던 자신의 모습이 너무나 미안하다며, 그러면서도 시집보낸다고 밤낮으로 신경쓰시는 어머니를 보니 눈물이 난다며 시도때도 없이 울음을 터트렸다.
부모에 대한 마음은 왜 이리도 번개불에 콩구워먹듯 빨리 지나가버릴까. 그렇게 몇일을 앓았지만 마음에 표현도 한번 하지못한채 결혼식을 맞이했다. 많은 하객들이 모인가운데 결혼식이 시작되었고, 그날의 주인공은 신랑과 신부였다. 결혼은 부모님이 시집 장가를 보내는 잔치라고 하지만, 이에 무색하게 모든 사람들의 시선은 신랑, 신부에게 집중되었다. 새삼스러울게 없어보이지만, 사실 결혼은 진짜 부모의 잔치가 아닌가. 시뻘건 아이를 낳아서 기르고 가르치고 '여유'란것 한번 누려보지 못한채 흰머리 수북한채로 고생만 하다가 이제 사람 만들어 남의 집에 보내 가정을 만드는 위대한 창조사가 아닌가.
그런데 아직도 나는 '나의 결혼식'이라는 착각에 사로잡혀 부모님을 들러리로 생각했으니 이 얼마나 불효인가. 주례를 듣고 돌아서 당신들의 표정을 번갈아 보는데 왜 그렇게 표정들이 어두워 보이는지, 마치 울음을 꾹 참고 있는듯한 그들의 심경은 어떤것이었을까? 갑자기 북받쳐 오르는 감정에 신부에게 불러주는 노래를 부르다가 음정, 박자도 놓쳐버렸다.
신혼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며 주변 친지, 친구에게 줄 기념품을 사는데, 비행기 시간이 다가오는데도 겨우 어머니가 주문했던 립스틱 하나가 집에 갖다주는 전부였다. 이래선 안되겠다고 생각했다. 그만큼 가슴이 메어질듯 깨달은듯 해놓고 결국에 또다시 뒷전으로 미루게 되는 우리는 정말 불효자라고 생각하며, 거창한것은 못사드려도 남들에겐 쓰지 못할 인심을 써야겠다는 생각으로 시계집을 찾았다. 아버지와 장인의 시계를 골라놓고 마음이 쓰여 어머니가 평생 한번도 발라보지 못했을법한 요상한 화장품 셋트도 함께 넣었다. 가족인데.. 이정도는 해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는 내가 새가정을 이루었다. 중학교때 두근대며 말한번 붙여보지 못했던 첫사랑 그녀와 '가족'이 되었다. 아직도 신기해서 "정아! 우리가 가족이다."라며 뜬금없는 말을 해대지만, 아직도 믿기지 않는 일이다. 늘 늦게 들어가고 별 신경을 못 썼던 가족이라 그런지 요즘 늘 무거운 마음으로 부모님을 그리고 있다. 빨리 돈 벌어서 부모님 모시고 살아야지 하고 다짐하는데, 작심이 헛되지 않도록 열심히 살아야 겠다. 이제는 가장이고, 부모를 모셔야 할 어른이 되었다.
이자릴 빌어 너무도 흔하지만, 한번도 제대로 못했던 말을 전하고 싶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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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호리
2007/04/10 11:09
2007/04/10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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