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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천칠년시월이일 두호리 사정(事情)
| 03_수필칼럼/수필 - 2007/10/02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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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칠년시월이일 두호리 사정(事情)
요즘 블로그를 통 못하고 있다. 원래도 한 달에 4~5회 글 올리는게 고작이었지만, 요즘은 1~2개 수준이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그만큼 하고픈 이야기가 없어서일까?
아니다.
내가 글을 잘 안 쓰게 된 계기가 있다.
언제인고하니. 나의 직업인 '비서'에 대한 의미를 곰곰히 생각하고 난 후 부터이다.
비서 - 祕書 .. 여기서 나오는 秘자는 숨길 비자이다. 비밀스러운 일을 하는 사람이다. 영어로는 secretary 마찬가지다. 비밀스러운 일을 하는 사람이다.
사전에 보면, 비서에 대해서 "일부 중요한 직위에 있는 사람에게 직속되어 있으면서 기밀문서나 사무를 맡아보는 직위" 라고 정의하고 있다.

그런데,
언젠가 '나는 과연 비밀스러운가?' 하는 의문을 가지게 된 것이다.
비밀스러워야 할 '비서'가 너무 '유명'하다.
대중적인 인기가 있다는 소리가 아니라, 그림자처럼 일하면서 '중요한 직위'의 사람을 빛나게 해야 할 사람이 너무 알려져 있다는 소리다.
그런것을 자각하던 시점부터...
나는 글을 쓰기가 두려워졌다. 내 직위에 내가 충실하고 있지 못하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내가 원하건 원치않건 나는 지금 한 정치인의 비서라는 직업을 갖고 있다. 그런 내가.. 닭사모니 블로거니 여행가니.... 내 영역을 넓히고 만들어가는것은 어쩌면 원래 에너지를 소비해야 하는 '진짜 내 역할공간'을 외면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한것이다.
그래서.
한 동안 일에 몰두했다. 내가 모시는 어른에게 죄송했고, 그 보다 내 자신에게 당당해야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래서 나는 '잘 했다.' 진짜 내가 만족 할 만큼 잘 했고. 그 누구도 내 자릴 대신 할 수 없을 만큼 난 잘 하고 있다.
하지만.
그 동안 닭사모와 블로그.. 그리고 가정에 친구들에게 소홀해야 했다.
이 모든것을 잃지 않고 함께 가야 한다는 부담감을 떨치는데는 굉장한 용기와 다짐이 필요하다. 언젠가 '섬'에 남아있게 될 지도 모르는데. '어떠한' 미션에 몰두 해 땀 흘리는 내 모습.
싫지는 않다. 활활 태우리라.
밀알이 된다는것은 자신의 흔적을 썩도록 내버려 두는 것이다. 냄새가 나고 썩어 문드러질 때 밀알은 의미가 있다. 밀알이 다 썩었을 때, 꽃이 피고 나무가 자라는것이다.
그리고. 그 때는 이야기 할 수 있다. 모든것을 당당하고 부끄럽지 않게.. 혹은 아무것도 이야기 하지 않아도 된다. 많은 말들을 뒤로 하고, 남들의 헛 된 과시를 뒤로하고 나는 내 사랑과 함께 즐거운 여행을 떠날 준비가 항상 되어있다.
두호리 두호리 두호리.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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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호리
2007/10/02 15:52
2007/10/02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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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_수필칼럼/수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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